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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에겐 문을 열어주면 안 돼' 생각하는 냉장고



IT/과학

    '이 사람에겐 문을 열어주면 안 돼' 생각하는 냉장고

    정재승 “사물들 간의 커뮤니케이션 통해 새로운 서비스 제공하는 혁명 진행중”

    - 체중계가 냉장고에게 '체중 증가' 통지…냉장고는 그에 맞춰 서비스 제공
    - 4차 산업혁명, IT기술 통해 유통과 제조업의 혁신 이루는 것이 핵심
    - 우리 나라엔 아직 오지 않았고, 올 수도 있고 안 올 수도 있는 상황
    - 유통의 혁명, 제조업의 혁명…맞춤형 예측 서비스라는 큰 변화
    - 빅데이터, 인공지능, 로봇 기술, 비트화, IoT
    - 내비게이션 같은 상황을 모든 유통과 제조업에 적용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0)
    ■ 방송일 : 2017년 2월 24일 (금) 오후 19:05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정재승 교수 (카이스트)


    ◇ 정관용> 요즘 어느 틈에 가장 '핫'해진 말이 바로 4차 산업혁명이죠. 대선후보들도 저마다 4차 산업혁명 대비 이걸 공약에 포함시키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또 일각에서는 4차 산업혁명 이건 실체가 없다, 한바탕 그냥 논란으로 그치고 말 것이다, 이런 전망도 나오는데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래서 우리 최고 전문가 한 분을 모셔서 4차 산업혁명이 과연 뭔지 이야기 듣겠습니다. 카이스트의 정재승 교수 오늘 오래간만에 스튜디오에 나오셨어요. 어서 오십시오.

    ◆ 정재승>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정관용> 단도직입적으로 갑시다. 4차 산업혁명 실체가 있습니까, 없습니까?

    ◆ 정재승> 다른 나라에서는 이미 벌어진 것 같고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오지 않았고.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올 수도 있고 안 올 수도 있다 그런 정도 답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럼 우선 개념 규정부터. 1차, 2차, 3차 알아야 4차를. 1차부터 설명해 주세요.

    ◆ 정재승> 1차는 1782년에 제임스 와트가 증기기관이라는 걸 만들어서 우리 마을에서 만든 물건을 다른 마을도 쓸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졌죠. 유통의 혁명이고요.

    2차 산업혁명은 제조업의 혁명입니다. 그러니까 가내수공업이 아니라 공장을 짓고 사람을 모아서 물건을 만드는 사람들이 돈을 버는, 그런 시스템이 지금도 사실 유지되고 있고요.

    ◇ 정관용> 그렇죠.

    ◆ 정재승> 3차 산업혁명은 AT&T 벨랩(AT&T Bell Labs)이 트랜지스터를 개발하고 컴퓨터가 등장하고 인터넷이 깔리고 그러면서 이른바 디지털 IT 혁명이고요.

    4차 산업혁명은 제3차 산업혁명의 결과물인 IT 기술을 통해서 1차 산업혁명의 결과물인 유통과 2차 산업혁명의 결과물인 제조업의 혁신을 이루겠다라는 게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1, 2, 3이 결합된 게 4차네요.

    ◆ 정재승> 맞습니다.

    ◇ 정관용> IT, 제조, 유통. 조금 아까 일부 나라에서는 이미 벌어지고 있다라고 하셨죠? 대표적인 경우가 어떤 겁니까?

    ◆ 정재승> 아마 독일이 예가 될 것 같습니다. 거기는 정부가 인더스트리 4.0이라는 이름으로 제조업의 혁신이라는 모토로 이미 IT기술을 제조업 현장에 투입하는 일들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공장에서 시스템을 굉장히 효율화하고요. 그다음에 만든 제품이 소비자의 손에 간 이후에도 계속 트레킹을 하면서 잘 쓰고 있는지, 또 불편한 부분이 있으면 업데이트도 해 주고. 이런 일들을 했는데 그것이 그냥 제조업의 혁신 이상으로 사회문화 전반에 영향을 미치도록, 미친다는 의미에서 산업혁명이라는 말을 클라우스 슈밥 회장이 붙인 거죠, 다보스포럼의.

    ◇ 정관용> 그 클라우스 슈밥 회장, 방금 언급하신 분 지난해 우리나라에 오셨죠. 정재승 교수랑 특별 대담하셨죠. 그때 주로 어떤 얘기 나눴어요?

    ◆ 정재승> 일단 제4차 산업혁명을 그분이 처음 이름 붙이고 세상에 널리 알렸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현실에서는 아직 오지 않았는데 이게 서양의 관점에서 혁명이 이미 시작됐다고 말하는 것이 좀 적절한가에 관한 논쟁이 있었고요.

    그리고 이분의 장점은 산업현장의 디테일은 잘 모르지만 결국은 다보스포럼이라는 것을 통해서 세계 정상들과 글로벌이슈를 따라가고 이끄는 그런 리더들을 많이 만났잖아요.

    ◇ 정관용> 다보스포럼을 만드신 분이잖아요.

    ◆ 정재승> 그렇습니다, 맞습니다. 그러면서 그분이 사실은 우리는 각자 자기 영역들은 보지만 전체 전 지구적 관점에서 문명의 변화를 보는 데는 익숙하지 않으니까 그분의 어떤 통찰들을 또 엿볼 수 있는 그런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 정관용> 독일에서 아까 언급하신 그…

    ◆ 정재승> 인더스트리 4. 0.

    ◇ 정관용> 공장 내의 제조업의 IT 기술을 활용한다는 게 딱 눈에 안 들어오거든요. 예를 들어서 뭘 만드는데 어떻게, 과거에는 어떻게 만들었는데 지금은 어떻게 만든다는 얘기입니까?

    정재승 교수(사진=시사자키 제작팀)

     

    ◆ 정재승> 일단은 그게 제조업의 혁명도 있을 수 있고 유통의 혁명도 있을 수 있는데 유통의 혁명이라고 하면 평소에 이 사람이 주로 사는 물건들을 쭉 보면서 새로운 어떤 물건이 나오면 이 물건도 이 사람이 사겠네라는 걸 우리가 빅데이터를 인공지능을 이용해서 분석을 하면 이 사람이 살(buy) 거라고 예측이 되면 미리 그 사람 집 근처에 배송을 해 놓을 수 있죠.

    ◇ 정관용> 미리? 주문도 하기 전에?

    ◆ 정재승> 맞습니다. 그거를 이미 아마존이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이 사람이 물건을 이렇게, 이렇게 샀으니까 이 물건을 살 확률이 굉장히 높다 하면 미리 그 근처에 배송해 놓는 겁니다. 그러면 실제로 그 사람이 구입하는 순간 배송이 굉장히 빨리 이루어질 텐데, 그러면 사람이 느끼기에는 서비스의 질이 현저히 좋아졌다고 느끼겠죠.

    반면에 이 정확도가 떨어지면 괜한 짓을 한 거니까 회사는 손해죠. 그런데 아마존이 이 서비스로 굉장히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는 얘기는 정확하게 정확도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높은 수준으로 우리도 모르는, 우리가 뭘 살지를 예측하고 있다는 거죠.

    그다음에 제조업의 혁명이라고 하면 공장에서 이제 만들어지는 물건들이 현재 어디가 어떤 실수가 있고 에러가 있어서 얘는 바깥으로 빼야 된다, 이런 것들을 사람이 지금은 눈으로 일일이 확인하면서…

    ◇ 정관용> 검사해야죠.

    ◆ 정재승> 검사하는 공장들이 다수라면 이제는 그 매순간의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시스템들이 잘 깔려 있어서 얘가 알아서 이제 문제가 있는 제품들을 조기에 골라내는 이런 과정들을 도입한 거죠.

    ◇ 정관용> 그리고 조금 아까 말씀하신 그런 유통과 결합하면 그 생산양도 그런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통한 분석을 통해서 미리 조절할 수 있겠네요.

    ◆ 정재승> 예를 들면 지금보다 조금 더 발전을 하게 되면 각자 우리 집에 3D프린터를 갖다놓을 수 있어요. 그러면 조금 비싼 3D 프린터를 갖다놓기만 하면 제가 우리 아이에게 레고 블럭을 하나 사주고 싶어요. 그러면 그냥 아마존에 주문해서 몇 주 내에 오기를 바라는 게 아니라 그냥 레고 사이트에 들어가서 클릭을 하면 거기서 지금 당신 집에 있는 3D 프린터가 뭡니까라고 물어보고 기종 모델명을 쓰면 우리 집 프린터로 레고 블럭이 막 쏟아지는 거예요.

    다시 말하면 유통과정을 삭제했죠. 그리고 전시하는 공간이 필요 없죠. 그리고 소비자가 원하는 양만큼만 그 자리에서 만들어서 실제로 토너에 있는 물질을 가지고 프린팅을 하기 때문에 값도 현저히 싸고요.

    레고 회사 입장에서는 자기네들이 그걸 만들어서 포장해서 배달할 필요도 없는, 그러니까 유통 자체가 삭제되는 세상이 어떤 제품의 경우에는 올 수도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굉장히 간단한 슬리퍼, 얼핏 머릿속으로 떠오르는 슬리퍼들을 생각해보시면 이런 건 그냥 우리 집 3D 프린터로 그냥 뽑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잖아요. 이런 변화들이 있을 수 있는 거죠.

    그러니까 지금 자율주행 자동차 얘기도 많이 하잖아요. 이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우리 주변에 있는 이 현실 세계를 고스란히 비트화해서…

    ◇ 정관용> 비트?

    ◆ 정재승> 정보로 변환해서 클라우드 시스템이 공유하겠다는 겁니다. 그러면 그 현실에서는 그걸 운반하는 데 에너지가 들고 전시하는 데 공간을 점유하고, 그걸 복제한다고 해서 원본과 똑같을 리 없는데 그걸 비트화해 놓으면 우리가 적은 에너지로 마음껏 대량 분석할 수 있으니까 그 사람에게 맞춤형 예측 서비스를 해줄 수가 있다는 게 제4차 산업혁명의 큰 변화죠.

    1, 2차, 3차가 결합된 거, 단순 결합이라고 말할 수 없는 완전히 새로운 전환이 벌어질 수도 있는 겁니다. 대표적인 예가 내비게이션이잖아요. 옛날에는 그냥 차가 막히면 어떻게 해야 되나 싶었는데 지구 표면을 통째로 다 인터넷에 지금 구글 어스 같은 것을 통해서…

    ◇ 정관용> 올려놓은 거죠.

    ◆ 정재승> 올려놨고 GPS를 통해서 자동차 모두 다 올려놨더니 당신이 목적지까지 가는 데 얼마 걸리고 가장 빠른 길이 어떻다, 이렇게 예측해 주고 맞춤형 서비스를 해 주잖아요.

    이 내비게이션 같은 상황을 모든 유통과 제조업에 적용하겠다. 그래서 자율주행자동차도 이 자동차가 운전을 잘 할까 싶으시겠지만 교통법규, 자동차운전법이라는 건 굉장히 정해져 있어서 인공지능이 따라하기가 오히려 더 쉽고요.

    ◇ 정관용> 그렇죠.

    ◆ 정재승> 문제가 되는 거는.

    ◇ 정관용> 돌발상황…

    ◆ 정재승> 돌발상황이나 노면의 문제. 그런데 이런 것들을 정확하게 전부 다 데이터화해 놓으면 컴퓨터 인공지능이 우리보다 더 안전한 운전을 할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지금 구글이 하는 일은 알고리즘을 어떻게 개발할까가 아니라 샌프란시스코를 내내 돌아다니면서 이 날씨에 1차선, 2차선, 3차선, 4차선의 노면 상태는 어떤지…

    ◇ 정관용> 그런 걸 다 데이터화하고 있군요.

    ◆ 정재승> 그런 거를 지금 계속 모으고 있습니다. 그게 완벽히 모아지면 그러면 샌프란시스코라는 한 도시가 고스란히 데이터화돼서 모두가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되면 거기에서 운전을 하는 인공지능 로봇, 자율주행자동차가 등장할 수 있는 거죠.

    ◇ 정관용> 그 4차 산업혁명을 가능하게 하는 기본, 어떤 기술적 원천이라고 그럴까, 그건 무조건 빅데이터가 있어야 되고.

    ◆ 정재승> 맞습니다.

    ◇ 정관용> 컴퓨터 인공지능이 있어야 되고.

    ◆ 정재승> 필요하고.

    ◇ 정관용> 그걸 작동시키는 로봇 기술이 있어야 되고. 이 세 가지가 필수로군요.

    ◆ 정재승> 그리고 거기다가 더하기 주변에 있는 현실세계를 고스란히 비트화, 그 정보화하려면 이른바 사물인터넷이라고 하는 각 제품들마다 인터넷 센서가 달려 있어야 되는 거죠.

    그래서 우리 집 체중계가 정재승의 체중이 계속 늘어나고 있네, 라는 걸 모니터링하면서 냉장고 센서에 보내주는 거죠. 그 냉장고가 “이 사람에게는 밤 10시 이후에는 문을 열어주면 안 되겠구나”.

    ◇ 정관용> 아예 문을 잠가요?

    ◆ 정재승> 이런 서비스를 그 이전까지 한 번도 제공해 주지 못했던 사물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사람들이 혁명이라고 부르는 거죠.

    ◇ 정관용> 그 체중계뿐이 아니잖아요. 건강 체크하는 기계를 집에 두면 주기적으로 내 건강을 체크해서 그게 냉장고랑 서로 대화를 나누어 가지고. . .

    ◆ 정재승> 내 주치의한테도 가게 하고.

    ◇ 정관용> 가게 되고 그다음에 장보는 것도 이 사람 요새 콜레스테롤이 높으니까 그런 제품은 주문을 안 하고.

    ◆ 정재승> 물어보겠죠.

    ◇ 정관용> 채소 주문을 늘리고 그런 식으로 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 정재승> 물론입니다. 그리고 카페트가 청소기한테 지금 먼지 분포를 알려주면 거기에 맞춰서 청소기가 청소를 하고. 이런 일들이 가능해지죠.

    ◇ 정관용> 빅데이터, 인공지능, 로봇기술, 사물인터넷. 이런 것들이 함께 결합돼서…

    ◆ 정재승> 결합된 형태면 그러니까 이런 거죠. 기술적으로 보면 물론 아직 못 미치는 기술도 조금 있습니다마는. 기술적으로 더 많이 발전해서 새로운 혁명이 벌어진다기보다는 지금 있는 기술들이.

    ◇ 정관용> 결합돼서, 연결돼서.

    ◆ 정재승> 그 이전까지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인터넷이 쓰였는데 이렇게 사물을 연결하는 서비스가 가능해지면서 그리고 그 많은 양의 데이터를 지능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술들이 등장하고 결합되면서 새로운 시대를 열 거라고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는 거죠.

    ◇ 정관용> 제일 앞서가는 나라가 아까 말한…

    ◆ 정재승> 실리콘밸리와 독일 같은 나라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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