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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박근혜 사람들의 '다목적' 북한 카드

    (사진=자료사진)
    박근혜 대통령 주변 사람들이 요즘 부쩍 북한 얘기를 꺼내는 이유는 뭘까?

    대통령 탄핵이라는 발 등의 불을 끄는 데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첫째는 보수층 결집이다. 안보위기론의 군불 때기에 공교롭게도 김정남 피살 사건은 안성맞춤이 됐다.

    둘째는 야당 대선주자들을 겨냥한 안보관 공세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북한 관련 발언은 으레 여당의 주목 대상이다.

    셋째는 탄핵 심판 기각이나 각하를 겨냥한 헌법재판소 흔들기다. 촛불집회 참가자들을 좌파나 빨갱이로 몰아가고, 나아가 헌재의 탄핵심판 결정에 불복하려는 움직임 까지 노골화하고 있다.

    보수층 결집, 야당 대선주자 공격, 헌재 흔들기를 위한 지렛대로 이른바 '북한 카드'가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큰 선거 때만 되면 등장하는 여당發 북한 이슈가 또 다시 고개를 내민 걸 보면 정작 '박근혜 사람들' 조차 헌재의 탄핵심판 인용에 따른 조기 대선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98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당장 박근혜 대통령의 '아바타'로 불리는 황교안 총리가 최근 북한 얘기를 입에 달고 다닌다.

    압권은 98주년 3·1절 기념사다. 황 총리는 기념사의 상당 부분을 일본이 아닌 북한 관련 문제에 할애했다.

    물론 한미 독수리 훈련과 키리졸브 연습에 대해 북한이 강경 입장을 밝힌 상황에서 북한 핵과 인권문제, 통일이 3·1절 기념사를 통해 언급되지 못할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하루 종일 TV 채널에서는 '귀향', '동주'와 같은 일제 강점기 민족의 아픔을 담은 영화가 방송되는 마당에 북한 이슈에만 집중된 총리의 연설은 수긍이 가지 않는다.

    그것도 모자라 황 총리는 "한일 양국 정부 간에 체결된 위안부 합의의 취지와 정신을 진심으로 존중하면서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아픈 가슴에 대못을 박은 것이다.

    황 총리의 황당한 북한 언급은 또 있다. 특검의 수사기간 연장을 승인하지 않은 이유 가운데 하나로 북한의 안보위협을 꼽은 것이다. 쓴 웃음을 짓게 만드는 아전인수(我田引水)식 주장이 아닐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 법률 대리인단에 소속된 변호사들의 '색깔론' 막말도 우려 수준을 넘어섰다.

    김평우 변호사는 1일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해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에 승복하는 것은 북한 인민들과 다를 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헌재의 2차 변론에서 "북한 노동신문이 남조선 언론을 극찬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던 서석구 변호사는 지난달 방송 인터뷰에서는 헌재의 3월 13일 이전 선고 방침에 대해 "북한도 그렇게 주장하고 있다"며 난데없이 북한을 끌어 들였다.

    그동안 북한 이슈가 국내 정치에 악의적으로 이용된 사례는 부지기수다. 지난 대선 당시 국정원 댓글 사건과 NLL 발언록 공개는 그 단적인 예다.

    하지만 현재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한다는 국민 여론은 무려 80%에 이른다. 이는 탄핵의 물결을 돌리려는 그 어떠한 시도도 국민의 공감대를 얻지 못한다는 결론이다.

    '박근혜 사람들'이 군불을 때며 내놓는 '다목적' 북한 카드가 무용지물인 것이다.

    다만 "대통령에 당선되면 미국보다 북한에 먼저 가겠다"는 문재인 전 대표의 발언, 하루 만에 삭제됐지만 평양 동물원의 동영상을 활용한 문재인 선거캠프의 경솔함은 비판 받아 마땅하다.

    탄핵과 대선이 맞물린 민감한 시기인 만큼 무거운 신중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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