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대구 동성로에서 박근혜 퇴진 대구시민행동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선고에 맞춰 기자회견을 열었다.
헌정 사상 초유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인용된 가운데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는 많은 시민이 모여 차분하게 탄핵 심판 결과를 지켜봤다.
탄핵 선고가 발표된 10일 오전 11시 대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를 생중계하는 TV가 설치됐다.
동성로에 모인 시민 50여 명은 긴장된 분위기 속에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 지켜봤다.
탄핵 인용 결정이 나자 이들은 환희에 찬 환호성을 쏟아냈다.
90여 일의 탄핵 정국 속에 주말마다 동성로에서 촛불을 밝혀온 시민들은 헌재의 결정을 환영하며 민주주의의 승리를 자축했다.
박근혜 퇴진 대구시민행동(이하 대구퇴진행동) 관계자는 "불의하게 사용한 권력을 회수하라는 국민의 명령과 뜻을 헌법재판소가 이어받아 정의로운 판결을 내렸다"며 "국민과 대구시민의 이름으로 헌재의 결과를 환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동성로에 모인 대구퇴진행동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탄핵 결정은 국민 스스로가 주인임을 선언하는 출발점"이라며 "박 전 대통령 구속 수사 등 국정농단의 주역을 엄단해 새로운 나라로 거듭나야 한다"고 외쳤다.
반면 대통령 탄핵 기각을 주장해 온 지역 박사모 단체와의 충돌은 현재까지 일어나지 않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 박사모 단체 회원 1천여 명은 이날 새벽 전세버스 30여 대를 나눠 타고 서울 헌법재판소 앞으로 집결하면서 우려됐던 충돌은 지역에선 발생하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자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 지역에서 앞으로 탄핵 불복에 따른 반발과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탄핵기각 국민총궐기 운동본부 대구지부 관계자는 "헌법재판소의 인민재판식 결정은 법치 국가의 혼란을 불러올 것"이라며 "국가 전체가 두 쪽으로 갈라서지 않겠나"고 입장을 밝혀 갈등이 예고되고 있다.
한편 11일 동성로에서 열릴 18차 대구시국대회는 시민 촛불의 승리를 선포하는 문화제로 꾸며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