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탄핵 인용 선고를 하고 있다(사진=자료사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에 따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파면됐다.
포항과 경주를 비롯한 경북동해안 지역민들은 이번 결정에 대체로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타내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10일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파면'을 선고했다.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한지 92일 만이자, 광장에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촛불이 켜진지 133일 만의 일이다.
대한민국 헌정사상 최초로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된 10일 오전 안국역 주변에서 탄핵 찬성 집회 참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이한영 기자
재판관 만장일치로 탄핵이 결정되자 시민들은 일제히 환영의 의사를 나타냈다.
송영훈(45)씨는 "시민들의 위대한 힘이 이번 탄핵 인용으로 증명된 것 같아 국민의 한 사람으로 매우 자랑스럽다"면서 "앞으로 분열된 여론을 치유할 수 있는 훌륭한 지도자가 대한민국을 이끌어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인홍(36)씨는 "이번 판결을 통해 거짓은 진실을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검찰이 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철저한 수사를 벌여 다시는 이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유정(28·여)씨도 "헌재의 이번 결정으로 10년 묵은 체증이 한꺼번에 내려간 느낌"이라며 "오늘 저녁에는 친구들과 치맥파티를 하며 자축하기로 했다. 대한민국에 대한 희망을 갖고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뻐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인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안국역 사거리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이 탄핵 기각을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박종민기자
그러나 탄핵 인용 결정에 실망감을 나타내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모(64·여)씨는 "박 전 대통령이 일부 실수를 저질렀다고 하더라도 탄핵될 만큼의 잘못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헌재가 여론에 밀려 마녀사냥식 재판을 한건 아닌지 우려된다"고 전했다.
이름을 밝히길 거부한 한 70대 남성은 "이번 사태는 일부 나쁜 언론과 정치인, 북한과 연계한 좌파세력이 선동해 이뤄진 일"이라며 "대통령도 이번 사태의 피해자로 헌재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울분을 터트렸다.
탄핵 결정에 야권을 중심으로 한 지역 정치권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은 논평을 내고 "헌재의 탄핵 인용은 국민의 뜻을 받아들인 결정으로 매우 환영한다"며 "앞으로 국민 모두가 결과에 승복하고 정치지도자들은 합심해 민심을 통합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른정당 경북도당도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은 국가적으로는 불행한 일이지만 우리 모두가 존중해야 한다"면서 "이번 결정에 깨끗이 승복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자"고 호소했다.
정의당 경북도당도 "국민의 신임을 배신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인용은 너무나 당연한 결정"이라며 "어둠과 거짓의 한시대가 저물고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 적폐청산과 국민화합에 모두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항시의 탄핵정국에 따른 지역안정 대책회의 모습(사진=포항시 제공)
탄핵 인용 결정이 나오자 포항시와 경주시를 비롯한 지자체들은 긴급회의를 갖고 대책마련에 나섰다.
경찰도 '을'호 대기령을 내리고 일선 경찰서 서장을 비롯한 지휘관들을 대기조치하는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시민의 안전과 재산 보호를 위해 전력을 다하고 지역 현안사업의 흔들림 없는 추진에 행정력을 집중하겠다"며 "경찰과 공조를 강화해 치안유지와 불법시위 예방에도 힘을 쏟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