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인용된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역사거리에서 한 친박단체 회원이 헌법재판소로 향하기 위해 경찰차량 지붕을 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10일 오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이 선고된 이후 오후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 1500여 명이 오후 5시 현재까지 헌법재판소 인근에 남아 경찰과 대치 중이다. 참가자 2명이 숨지고 2명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위독한 상태다.
참가자들은 '파면'이 결정되자마자 헌재 방향으로 진행해 경찰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손상대 등 대통령탄핵기각을위한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 집행부 관계자들은 "장정들은 모두 나와 경찰 차벽을 쓰러뜨리라"고 말하는 등 대놓고 선동을 이어갔다.
손 씨는 특히 "여기 오늘 '내가 죽어도 좋다' 하는 사람 100명만 나오라"며 이들에게 나름의 지시를 전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경찰 차벽을 무력화 시키는 밧줄과 사다리도 등장했다.
일부 집회 참가자는 죽봉과 각목을 들고 막아서는 경찰에 돌진하고, 태극기를 든 채 경력 앞에 드러 눕기도 했다. 한쪽에서는 몇몇 남성이 경찰 차벽에 머리를 박으며 자해를 시도했다. 인근 건물 위로 올라가 경찰 쪽을 향해 타일 등을 던지는 참가자도 있었다.
경비병력 271개 중대, 2만1600명이 도심에 투입됐지만 격렬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부상자가 속출했다.
경찰과 목격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날 낮 12시 20분쯤 지하철 안국역 5번 출구 인근에서 김 모(72) 씨가 경찰의 소음측정 차량 위에 있던 장비에 왼쪽 머리를 맞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김 씨는 장비를 잡고 차량 지붕에 오르려다가 무게를 이기지 못한 장비와 함께 떨어지면서 사고를 당했다. 같은 시간 안국역 4번 출구 앞에서는 경찰과 대치하던 김 모(66) 씨가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이 멎었다.
이밖에도 2명의 부상자가 심하게 다쳐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경찰과 대치 중이던 집회 참가자 두명이 호흡곤란 등으로 쓰러져 현재 병원에서 호흡기를 달고 있는 등 위독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헌재 인근이 소요 상태 수준"이라며 "곳곳에서 충돌이 이어지고 있어 연행자 규모는 물론 부상자 확인도 실시간 파악이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