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파면한 10일 부산에서 헌재의 결정을 환영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사진=송호재 기자)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파면한 10일 부산지역에서도 헌재의 결정을 환영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시민들은 헌재의 이번 결정을 '시민의 승리'로 규정하며 박 전 대통령의 구속을 비롯한 국정농단 주역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
박근혜정권퇴진 부산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7시 30분 부산진구 서면 쥬디스 태화 인근에서 '박근혜 탄핵 인용 부산 시국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2000여 명이 모여 박 대통령을 파면한 헌재의 결정을 한 목소리로 환영했다.
이른 시각부터 집회 시작을 기다린 대학생 박동욱(24)씨는 "헌재가 밝힌 바와 같이 박 전 대통령은 헌법 수호의 본분을 저버리고 국민에게 큰 상실감을 안겼다"며 "그런 대통령을 우리 국민의 손으로 끌어내린 역사적인 날을 기념하고 기쁨을 함께 나누려고 일찍부터 집회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파면한 10일 부산에서 헌재의 결정을 환영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사진=송호재 기자)
풍물놀이패의 공연으로 시작한 이 날 집회는 현장에 참여한 시민들의 자유발언으로 이어졌다. 무대에 오른 시민들은 박 전 대통령의 구속과 국정 농단의 주범에 대한 엄정한 조사와 처벌을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또 이번 판결을 '시민과 민주주의의 승리'로 규정하며 서로를 격려하기도 했다. 부산에 사는 한 여대생은 "대통령과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보며, 미래에 태어날 나의 자녀에게 '바르게 살아야 한다'라고 가르칠 수 있을지 회의감이 들었다"라며 "이번 탄핵은 우리 미래 세대에게도 '대한민국을 바꾼 역사적인 사건'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파면한 10일 부산에서 헌재의 결정을 환영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사진=송호재 기자)
부산에서 열린 시국 대회에 빠지지 않고 참여했다는 한 40대 여성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기어코 바위를 깼다"며 "정치에 무관심한 대가가 얼마나 큰지 체감한 4년이었다. 다음 대통령 선거에는 전 국민이 선거에 참여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단체는 본 집회가 시작되기 30여분 전 서면에 있는 상가와 시민들을 대상으로 미리 준비한 이른바 '탄핵 떡' 2000명 분을 나눴다. 집회를 끝낸 시민들은 박 대통령 구속 등의 구호를 외치며 서면 일대를 행진할 예정이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력 70여명을 배치했으나 별다른 충돌이나 소동은 일어나지 않았다.
정권퇴진 부산운동본부는 주말인 11일 오후 6시부터 부산진구 서면 중앙대로에서 '촛불 승리 부산시국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