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시국집회에 100차례 이상 참여한 시민 4명에게 감사장이 수여됐다. 사진은 대표로 소감을 발표한 이웅호(55)씨. (사진=송호재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뒤 부산에서 열린 시국집회에 꾸준히 참여한 이른바 '촛불 지킴이'들이 감사장을 받았다.
시민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환영하며 축제 분위기를 즐기면서도 남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박근혜정권퇴진 부산운동본부는 11일 부산진구 중앙대로에서 진행된 '제18차 촛불승리 부산시국대회'에서 이른바 '촛불지킴이' 시민 4명에게 감사장을 수여했다.
운동본부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1월 이후 부산지역에서 열린 150여 차례의 시국집회 가운데 100차례 이상 참여해 촛불을 들었다.
감사장을 받은 뒤 대표로 소감을 발표한 이웅호(55)씨는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는 평범한 노동자와 시민을 민주 투사로 변화시켰다"며 "결국 광장에 켜진 우리 시민들의 촛불이 또 한 번 민주주의를 지켜냈다"고 밝혔다.
이씨는 또 "눈앞의 대통령 선거 등 미래 세대를 위한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며 "이번 사태가 평범한 시민이 인정받고 노동의 가치가 인정되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자신의 바람을 전했다.
운동본부는 이들에게 감사장을 수여하며 "평범한 시민들이 지치지 않고 촛불을 든 결과 박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었다"며 "지금까지 지치지 않고 집회에 참여한 모든 부산 시민들께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11일 오후 6시 부산진구 중앙대로에서 '제18차 촛불승리 부산시국대회'가 열렸다. (사진=송호재 기자)
한편 이날 집회에는 부산 평화의 소녀상 지킴이로 알려진 김상금(68)씨가 참여해 한일 위한부 합의 파기와 일본의 사과 등을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였다.
김씨는 이 자리에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논의도 없이 일본과 합의한 박 전 대통령의 파면을 환영한다"라며 "위안부 문제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우리 역사다. 위안부 합의 파기와 일본의 공식적인 사과를 받아내기 위해 시민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려고 집회에 참여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통령이 탄핵당한 뒤 처음 열린 이 날 집회에서는 시종일관 축제 분위기가 연출됐다.
하지만 이같은 자축 분위기 속에서도 앞으로 남은 과제가 많다며 계속 힘을 모아야 한다고 시민들은 한목소리를 냈다.
집회에 참여한 박익원(48)씨는 "시민이 힘을 모아 민주주의를 다시 세운 이번 사건은 분명 반가운 일이지만, 앞으로 남은 과제도 많다"며 "앞으로 있을 일련의 과정에서도 아픈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시민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