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파 아만 말레이시아 외무장관.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말레이시아가 북한에 억류된 자국민 귀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수일 내에 북측과 공식회담을 한다.
아니파 아만 말레이시아 외무장관은 11일 억류자 가족들과 비공개 면담을 한 뒤 기자
들과 만나 "북한이 회담 시작을 원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국영 베르나마통신 등 현지 매체들이 전했다.
그는 말레이시아 외무부가 현재 경찰과 보건당국 등 유관 부처와 회담 준비를 위한 내부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법률적, 인도주의적, 안보적 측면이 모두 고려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관은 또 "북측과의 회담 장소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북측은 말레이시아 정부가 양국 비자면제협정을 파기하고 강철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를 추방하자, 지난 7일 자국 내 말레이시아인 11명을 억류했다.
이중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직원 2명은 지난 9일 풀려났지만, 주북한 말레이시아대사관 직원과 가족 등 9명은 여전히 북한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자국에 거주 중인 북한인 1천여 명에 대해 출국금지 조처를 내리는 등 초반 강경 대응 움직임을 보였지만, 이후 협상 모드로 전환해 북한 내 자국민 귀환에 초점을 맞춰 왔다.
양국 회담에서는 김정남 피살 사건의 후속책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말레이시아 경찰은 김정남 피살 한 달여만인 10일에야 그의 신원을 공식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말레이시아가 자국민 억류 해제를 위해 김정남 시신 인계문제를 북한과의 협상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