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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질 작전으로 배후설 덮은 北…말레이-북 협상 국면으로



아시아/호주

    인질 작전으로 배후설 덮은 北…말레이-북 협상 국면으로

    양측 곧 공식회담…김정남 시신, 용의자 인도 어떻게 되나

     

    말레이시아와 북한이 억류된 자국민의 귀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수일 내에 공식 회담을 열기로 해 양측의 주고받기가 어느 정도 선에서 이뤄질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12일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니파 아만 말레이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11일 북한에 억류된 자국민의 가족들과 면담을 가진 뒤 "북한이 회담 시작을 원한다"면서 "사전에 북한 대사관 관리들과 3차례 비공식 면담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가족들에게 "억류자들이 건강하고 정신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자유롭게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 그들을 데려오기 위한 작업이 다 됐다"고 말했다.

    양측이 비공식 면담을 가졌다는 것은 공식 회담에서 이뤄질 본격적인 협상을 앞두고 서로 주고받을 내용을 사전에 타진하는 절차가 이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말레이시아의 최대 관심사는 북한에 억류된 대사관 직원과 가족 등 9명의 자국민을 조기에 귀한시키는 일일 것이다.

    김정남이라는 남의 나라 인물의 죽음을 둘러싸고 공연히 자국민이 사실상 볼모로 붙잡혀 있는 사태가 장기화될수록 말레이 내부에서 정치적으로 큰 부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북한도 자국민 1천여명이 말레이에서 출국 금지 조치를 받고 있으나, 김정남 암살의 배후로 지목돼 온 북한의 관심은 오히려 김정남 시신 인도와 용의자 현광성.김욱일의 안전한 귀국보장에 쏠려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두 가지 요구에 대한 말레이시아의 예상되는 대응 수위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시신 인도는 이뤄질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말레이 외무장관은 "시신을 필요 이상으로 보관하기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미 말레이시아 경찰은 쿠알라룸푸르 공항 암살사건의 피살자 신원이 김정남이라는 점을 공식 확인했다. 김정은 노동당위원장도 김정남의 가족이란 점에서 북한 당국에 시신을 인도할 수 있는 조건이 확보된 셈이다.

    특히 김한솔 등 도피중인 김정남의 가족이 시신 인도에 직접 나서고 있지 않는 상황에서 말레이 당국은 북측의 요구대로 시신을 넘길 가능성이 있다다. 다만 김정남의 직계 가족으로부터 시신인도 포기 의사를 최종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점은 부담이다.

    북한 대사관에 은신 중인 것으로 알려진 용의자인 현광성과 김욱일의 인도 여부는 매우 민감한 문제라 말레이 당국이 어떻게 대응할 지는 유동적이다.

    두 사람을 풀어줄 경우 말레이시아는 자국민의 안전을 위해 사건의 열쇠를 준 용의자를 북한에 귀국하도록 방치한 셈이며, VX를 이용한 암살사건의 배후 규명은 영구 미제에 빠지게 된다.

    북한은 김정남 암살 사건에 대한 말레이시아의 수사가 VX신경작용제 사용까지 밝혀내는 등 북 배후설에 한층 접근하고 국제사회의 비난도 거세지는 국면에서 말레이시아 국민의 억류 사태를 만들어내 초점을 외교적 갈등 및 자국민 석방 국면으로 옮기는데 성공했다.

    이제는 양측이 협상을 앞두고 있다. 결과적으로 김정남 암살사건은 진상규명은 껍데기만 남고 양국간 외교적 줄다리기가 부각되는 비정상적인 상황으로 변질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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