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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나도 '통합'…구체성 없어 실현가능성은 물음표

국회/정당

    너도 나도 '통합'…구체성 없어 실현가능성은 물음표

    與野 잠룡들, 통합 한 목소리 속 방법론 빠져…연정 논란 재점화 가능성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을 결정한 뒤 이른바 '장미대선'의 승기를 잡기 위한 대선주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여야를 불문하고 잠룡들은 한 목소리로 '통합'을 외치며 탄핵 정국에서 찢어진 민심 추스르기에 나섰지만, 국론 통합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은 아직 제시하지 않고 있어 통합이 말로만 그치는 것은 아닌지 우려도 나온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박 전 대통령의 파면이 결정된 만큼, 국론통합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으로 대연정이 다시 화두가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 문재인 "분열과 갈등 넘어 하나 돼야"…유승민 "국민 통합이 중요"

    대선주자 중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우리는 상처와 분열과 갈등을 넘어서서 하나가 돼야한다"며 "대한민국은 통합의 길로 가야 한다. 타도와 배척, 갈등과 편 가르기는 이제 끝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문 전 대표는 다만 "진정한 통합은 적폐를 덮고 가는 봉합이 아니라 적폐를 확실히 청산하면서 민주주의 틀 안에서 소수의견도 존중하고 포용하는 원칙 있는 통합이 중요하다"며 이른바 '묻지마 통합'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도 이날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인 이영훈 목사를 예방하고 예배를 드린 뒤 기자들을 만나 "정치권도 탄핵 이후 국민들 편 가르기 하지만 말고, 한 마음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는 당부의 말씀이 계셨다"면서 "말씀을 명심하고 노력 하겠다"며 통합을 강조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이영훈 회장과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 (사진=유동근 기자/자료사진)

     

    안희정 충남지사도 헌재 결정 직후 "지금부터 그동안의 모순과 갈등을 뛰어넘고 모두가 하나 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해야한다"며 "이를 위해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고 그동안 촛불을 들었던 분, 태극기를 들고 나왔던 분, 진보와 보수, 남녀노소, 영호남, 그리고 재벌과 노동자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통합을 호소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 역시 "국민 대통합의 책임을 다하겠다"며 "앞으로 필요한 분도 만나고 필요한 설득도 해나가며 갈라진 국론을 모으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통합 행보를 예고했다.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 대표도 탈당 선언을 하며 "우리 사회가 정치적으로 큰 혼란을 겪고 있고 국민이 딱 반으로 나눠져 있는 상황"이라며 "그 문제가 앞으로 우리나라 발전에 가장 큰 장애요인이 될 수 있는데 그것을 정치적으로 잘 소화해서 국민통합을 이끌어가기 위해 내 능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 '통합의 방법론' 빠져…연정' 두고 논란 재점화 가능성

    당과 진영을 불문하고 대선주자들이 통합을 호소하고 있지만 탄핵 정국 속 분열된 국론을 어떻게 수습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론은 빠진 아직은 원론적인 메시지에 그치고 있는 상태다.

    문재인 전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소위 '태극기부대' 등을 포함한 통합을 염두에 둔 듯 "촛불을 들었던 절대 다수 국민들이 탄핵을 반대했던 분들의 상실감마저 어루만질 때, 대한민국이라는 이름과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은 더욱 자랑스러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문 전 대표는 어떤 방식으로 통합에 나설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문 전 대표 측 박광온 수석대변인이 이날 기자들과 오찬에서 "태극기 집회에 나온 분들은 정치적‧이념적 차원에서 (우리와) 다른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기 때문에 오히려 설득하고 통합하기가 더 쉽다"며 "보다 뿌리 깊은 우리 사회의 분열은 양극화에서 나왔는데 양극화 해소를 통해 더 큰 통합을 하겠다는 기조"라는 취지로 설명했을 뿐이다.

    유승민 의원 역시 통합 방안을 제시하진 않았고, 안희정 지사와 안철수 전 대표 역시 구체적인 통합 구상은 내놓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

     

    김종인 전 대표이 중심이 된 '제3지대'역시 "문재인 집권을 막기 위한 정략적 성격의 반문(반문재인)연대가 아니냐"는 비판이 적지 않아 김 전 대표 등이 외치는 통합 메시지가 진정성 있게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이런 이유로 상대적으로 구체성을 띈 '연정(연합정부 또는 연립정부)' 논의가 통합방법론의 일환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국론통합을 위한 연정은 물론 차기 정부의 성패를 가를 입법을 위해서는 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주요 골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 국회법상 쟁점법안 통과를 위해서는 180석이 필요한데 현재 국회는 △민주당 121석 △자유한국당94석 △국민의당39석 △바른정당32석 △정의당6석으로 구성돼 있어 어느 정당이 집권하더라도 다른 정당과 손을 잡지 않으면 입법이 불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남경필 경기지사와 바른정당 입당을 타진 중인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이날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통합을 위한 대연정토론회'를 제안하기도 했다.

    야권에서는 오는 14일 열리는 민주당 경선후보자 합동토론회에서 대연정을 두고 문 전 대표와 안 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등이 난타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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