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해고 사실을 알리는 프릿 바라라 연방검사의 트위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검사 46명에게 사표제출을 요구해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사표 제출을 거부한 뉴욕 남부지검의 프리트 바라라 연방검사(검사장)를 해고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바바라 검사는 부정부패 수사로 명성이 높아 월가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인물이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검사 해고라는 초강수까지 써 가며 검찰 내 오바마 지우기에 나섰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현지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세션스 법무장관을 통해 전체 연방검사 96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6명에게 사표 제출을 요구했다. 이들은 모두 전임 오바마 정부에서 임명된 연방검사들이다.
그리고 사표 제출 요구가 있은 다음날인 11일(현지시간) 바라라 검사는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사임하지 않았으며 몇 분전에 해고됐다"는 글을 남겼다. 그동안 바라라 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표제출 요구에 공개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혔고, 결국 자신의 의지와 달리 해고됐다는 점을 대중에게 알렸다.
앞서 지난해 11월 바바라 검사는 트럼프 당시 대통령 당선인을 만난 자리에서 연임보장을 약속받은 적이 있지만 결국 지켜지지 못한 셈이 됐다.
뉴욕타임즈는 이번 검사 사표제출 요구와 관련해 세션스 장관과 스티븐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 겸 선임고문이 검찰 내 '오바마 지우기'를 주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AFP 통신은 새 대통령이 취임 후 정무직 인사들을 교체하기는 하지만, 갑자기 한꺼번에 이처럼 대량으로 사표제출을 요구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에 해고된 바라라 검사장은 과거 헤지펀드나 금융.부동산 기업이 연루된 복잡한 금융관련 사기 사건을 수사해 '월가의 저승사자'로 불렸으며, 이밖에도 조직범죄와 테러사건, 사이버범죄, 공직부패 사건 등을 파헤쳐 명성을 얻었다. 심지어 그를 모델로 한 드라마 '억만장자들'이 만들어질 정도였다.
하차한 바라라 연방검사의 대행으로는 한국계 미국인인 준 김(김준현) 부검사장이 맡게 됐다. 김 부검사장은 지난 2015년 7월 뉴욕남부지검 부검사장으로 승진했다. 뉴욕남부지검은 김 부검사장에 대해 공갈과 살인, 돈세탁, 증권사기, 무기와 마약거래, 탈세, 테러리즘 등 광범한 수사에서 경력을 쌓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