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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일 동안 30만 명 '탄핵 촛불' 든 대전



대전

    131일 동안 30만 명 '탄핵 촛불' 든 대전

    넉 달간의 대장정 마무리

    지난해 11월 1일 오후 7시 민주수호대전운동본부 주최로 열린 '내려와라 박근혜 대전시민 촛불 행동' 집회(사진=김미성 기자)

     

    헌정 사상 첫 대통령 탄핵을 이끈 원동력은 사상 최장, 최대 규모로 광장을 수놓은 촛불집회였다.

    서울 광화문 광장뿐만 아니라 지역 곳곳에서도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

    ◇대전, 지난해 11월 첫 '탄핵 촛불'을 켜다

    대전 촛불집회는 지난해 11월 1일 3000명(주최 측 추산, 경찰 추산 2500명)으로 시작됐다.

    애초 예상된 500명을 훨씬 넘긴 숫자였다.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 최순실씨를 둘러싼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진 직후였다.

    최씨 딸 정유라 씨의 이화여대 부정입학과 학점 특혜 등 새로운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터져 나왔다.

    수백 명으로 시작한 촛불은 수천 명으로 늘어났고 촛불은 횃불이 됐다.

    지난해 11월 5일 둔산동 타임 월드 앞에서 민주수호대전운동본부 주최로 열린 박근혜 하야 촉구 대전시민 샤우팅 대회 (사진=김미성 기자)

     

    서울 광화문 집회에 지역도 상경 투쟁하기로 했던 지난해 11월 12일.

    대전에는 촛불 집회가 예정되지 않았지만, 시민들의 '즉석 제안'으로 촛불이 켜지기도 했다.

    서울에 올라갈 수 없던 대전 시민들이 주최 측에 SNS를 통해 연락, 집회를 열어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주최 측 관계자는 "당시 대부분 실무자들이 서울로 올라가 대전 촛불 집회를 열지 않으려 했다"면서도 "시민들의 적극적인 요구로 남은 실무자들이 급히 준비해 그 날도 촛불 집회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19일에는 3만여 명으로 급격히 불어났다. 수능이 끝난 뒤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들이 촛불 집회에 쏟아져 나왔다. 촛불이 켜진 이래 최대 인파였다.

    시민들은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는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을 발언을 비웃기라도 하듯 LED 촛불을 손수 준비해 집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집회에 앞서서는 인기 먹방 BJ 밴쯔가 현장에서 마스크를 쓴 채 시민들에게 핫팩을 무료로 나눠줘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12월 3일에는 6만여 명이 참여해 기록을 경신했다. 다음 날인 4일에는 방송인 김제동씨가 대전을 찾기도 했다.

    김제동씨는 이날 오후 대전 둔산동 타임 월드 앞에서 열린 '김제동과 함께하는 만민공동회'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어릴 적 친구를 만나는 것"이라며 "청와대는 박 대통령을 석방해서 어릴 적 친구인 최순실 곁(교도소)으로 보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6시 30분 기준 주최 측 추산 4만 명(경찰 추산 6000명)이 이날 행사에 참여했다.

    ◇지역 현안도 다룬 대전 '촛불'...동네 촛불도 반짝

    대전 지역의 촛불 집회에서는 지역의 여러 현안도 의제로 올라 관심을 집중시켰다.

    사드 배치 철회, 위안부 합의 폐기, 특검 연장 촉구 등 시시각각 변화하는 시국 흐름을 반영하는 한편, 갑천도안도시개발 반대와 원자력 안전대책을 촉구하는 등 지역 현안 캠페인과 서명 운동도 함께 진행됐다.

    유성구 주민, 갈마동 주민, 동구 주민 등이 주관한 동네 촛불은 마을을 밝혔다.

    비록 많은 인원은 아니었지만, 수십 명의 주민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동네에서 촛불 집회를 가진 것이다.

    성난 민심은 지난해 12월 9일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을 끌어냈다. 탄핵소추안 가결로 '촛불'이 주춤하는 듯했지만, 멈추진 않았다.

    박근혜 퇴진 대전운동본부 이기동 대변인은 "탄핵이 가결되고 헌재 심판이 진행되면서 시민들이 많이 줄기는 했다"면서도 "중요한 시점에서는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와주셨다"고 말했다.

    또 "박근혜 퇴진 관련해서 지금까지 올 수 있던 것은 국민의 힘이라 생각한다"며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가 좀 더 진전되고 그동안 드러난 적폐가 청산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퇴진 대전운동본부는 11일 오후 대전 서구 둔산동 타임 월드 앞에서 시민들에게 꽃을 나눠주고 있다.(사진=김미성 기자)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인용된 다음 날 열린 61차 대전 촛불 승리 시국 대회는 '축제'의 장이었다.

    마지막 촛불 집회를 준비하며 주최 측은 고생한 시민들에게 장미꽃과 떡, 파전 등을 나눠줬고, 시민들은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촛불집회를 주최한 '박근혜 퇴진 대전운동본부'는 대전 촛불집회 참가자가 누적으로 30만 명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주최 측은 지난해 11월 1일부터 131일 동안 61차례에 걸쳐 30만 명의 시민들이 함께 촛불을 들고 '박근혜 퇴진'을 요구해 결국 '봄'을 불러왔다고 전했다.

    넉 달 이상의 집회를 정리하는 주최 측은 오는 17일 시국 토론회를 진행해 촛불 이후의 과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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