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 헌정사적으로 불행한 일
-조기 대선 레이스, 야권에 유리! 강원 정치 지형 변화 예상
-강원도민, 3%를 넘어 6% 유권자의 지혜 발휘해야
-평창동계올림픽,주목 받을 가능성 높아져
■ 방송 : 강원CBS<시사포커스 박윤경입니다="">(최원순PD 13:30~14:00)
■ 진행 : 박윤경 ANN
■ 진행 : 홍수경 작가
■ 대담 : 강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김기석 교수
우리나라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이 파면되면서,앞으로의 변화에 대한 온 국민과 도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강원도 정치지형에도 여러모로 변화가 예상되고 있는데요, 강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김기석 교수와 대통령 탄핵의 의미와 앞으로의 전망 살펴보겠습니다.
'CBS시사포커스 박윤경입니다'에 출연한 강원대학교 김기석 교수 (사진=강원CBS)
다음은 김기석 교수와 일문일답.
◇박윤경>지난 금요일이죠. 3월10일, 탄핵심판이 인용되면서 대통령 파면이 결정됐다. 정치학자로서 당연히 눈여겨 보셨을텐데, 이번 사태, 어떤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시는지?
◆김기석>눈여겨본 것뿐만 아니라 뚫어지게 봤다(웃음). 일단 안타깝고 슬픈 감정을 느낄 수밖에 없다. 있어서는 안 될 일이기 때문에. 정치사적인 의미로 바라본다면 최초로 탄핵당한 대통령이 나왔다는 것. 이승만 대통령의 경우 중간에 자진하야 했었고,노무현 탄핵 국회에 통과됐지만 헌재에 의해 복귀가 됐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모든 절차가 완료가 돼서 탄핵해서 그만두는 대통령 나온 것이다.
재판관 전원일치의 판결이었는데, 아마 재판관들의 여러 가지 고민이 있었을 것이다. 탄핵이 인용된 이후의 정치 상황 고려한 고민들이 있었을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가능하면 정치적 후유증 줄이고자 하는 그런 노력 있었을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그 이후 태극기 집회 사망자 3명이 나왔고, 그랬음에도 대통령이 청와대를 나오면서 아무말이 없었다. 매스컴에서는 불복의 의사표시가 아니냐는 얘기를 하고 있다.물론, 그 정도로 좀 실망스러운 대통령이라 이런 일이 생겼겠지만 마지막까지 국민을 실망시키는 행동을 하지 않았나 생각을 한다.헌정사적으로 굉장히 불행한 일이라고 평가한다.
◇박윤경>그런데 이번에 헌법재판소에서는 최소주의적으로 판단을 했다. 오로지 최순실에 의한 국정 개입과 권한 남용으로 파면을 결정했다는 주장도?
◆김기석>뇌물죄는 인정 안했다고 말씀 하셨는데, 그것을 충분히 검증할만한 수사가 이뤄지지 못했다. 대통령이 거부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는 뇌물죄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권력의 무상함과 무서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자신이 일반인 됐다는 것을 느끼게 될텐데, 상당한 증거를 특검에서 확보한 상태로 자료를 넘겨줬기 때문에 약간의 정치적 의지만 있다면 그런 것을 증명하는 것에는 어렵지 않다는 판단 하에, 그것 한 가지만으로도 파면의 이유가 된다는 것 아니겠나. 그러니까 그 의미를 축소할 필요는 없다.
◇박윤경>이번 일로 누구나 법 앞에서 평등하다는 법치주의를 확인했다는 반응이 있는 반면, 반대하는 측에서는 여기에 반발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는데, 탄핵 이후의 우리 사회의 후유증, 어느 정도 예상된 부분이지만 어떻게 보시는지?
◆김기석>이것은 오래가기는 어려울 거라고 본다. 물론 극단적인 몇몇분들의 선동은 있지만 이것은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라는 우리사회 기본원칙에 반하는 행위다. 예를 들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왜 대통령이 됐나?선거를 통해 다수를 얻어 대통령이 됐다. 국민 전체의 48.5%는 원치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표를 얻은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는 법적인 원칙을 존중해서 이분들이 인정을 한 것이다.
이번 사태가 끝난 후 여론조사를 보니까 85% 이상이 잘했다, 90%가 넘는 사람들이 (탄핵결정을) 따라야한다라고 조사가 됐다.그런데, 그것은 따르지 않는다? 그것은 박근혜 말고는 전부 다 악이라고 주장하는 아집이고 편견에 불과하다.
◇박윤경>이번 대통령 탄핵심판에 대해 모든 국민들의 관심이 컸지만, 특히 탄핵정국 속에서도 박 대통령의 충신을 자처했던 김진태 의원의 지역구, 춘천시민들의 관심이 아주 컸다. 탄핵정국에서 ‘춘천’이 이례적으로 전국적인 조명을 받으며 많이 언급이 됐다.
◆김기석>일단, 정치인이 어떤 신념을 가지고 정치를 하느냐는 본인의 선택이다. 자신의 신념을 표명해 유권자들에게 표를 얻어 국회의원이 됐기 때문에 일률적인 판단기준으로 말하기는 쉽지 않다.하지만 제 생각에는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구현한다는 측면은 좋으나 그 과정에서 일반 국민을 모욕하는 발언을 다수했다.
이 문제는 좌우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헌정질서를 지키는 문제인데, 이 분은 검사 출신이다. 법을 가지고 먹고 살았다는 분이 그런 행동을 한다? 승복하는 행동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박근혜 대통령의 순장조가 되면 어떤가라는 상징적인 표현을 해보겠다.
◇박윤경>이번 탄핵 선고로, 조기 대선 레이스가 시작이 됐다.전체적으로 야당과 더불어 민주당 후보들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는데, 어떤 변화가 있을까?
◆김기석>우리나라 헌정사상 여권후보가 사실상 없는 상황인데, 그런 선거가 없었다. 상당히 예외적인 상황이다.대선의 역사를 보면, 대통령 선거에 있어서 후보가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지지는 않는다.보수진영의 후보가 없기 때문에 만들어내려 노력하겠지만, 시간도 매우 짧고 여러 가지 이유로 경쟁력을 갖기는 어려운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
야권에서 드러난 두 세명의 후보 중 경쟁력 갖는 후보가 나올 것이다.앞으로 개혁을 이루고 어려움을 돌파해 나가기 위해서는 국회선진화법 하에서 단순한 과반수만으로는 어렵다.그래서 빅텐트론이니 연정론이니 이런 게 나오는 것.
여권 후보 중 그런 것을 성공적으로 이뤄서 후보자가 나오거나 여권 야권 후보들이 분열이 되어서 다자구도로 나오는 두 가지 가능성이 있는데, 아마 야권후보가 분열돼서 다자구도로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여권후보가 어떻게 등장하느냐에 따라서 야권의 정치적인 공학도 영향을 받을 것이다.일단 이번 선거에서는 야권이 매우 유리한 상태라는 것은 말씀 드릴 수 있다.
◇박윤경>그렇다면 강원도의 정치지형은 어떻게 변화할까.
◆김기석>지난 2004년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당한 후 복귀를 했는데,그 이후 16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었다.그 당시 전국적으로 엄청난 역풍이 불었다. 그래서 열린우리당이 과반수를 넘는 정당이 됐는데,그 때도 강원도에서는 역풍이 거의 없었다.그런데 이번 선거에서는 조금 다를 수 있다고 본다.
지난번 국회의원 선거를 보니까 강원도 유권자들 전략적 선택을 하더라. 원하는 후보자와 정당을 분리해서 투표한다. 합리적으로 투표활동을 한다.이번 대선에서는 여권에 대한 실망감이 작용할 것이라 본다.하지만 야권을 찍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고령자들이 정치적 신념 바꾸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예컨대 여도 야도 싫다는 의미로 투표율이 낮아질 가능성은 있다.그런 식으로 이번 선거에서 탄핵정국의 영향은 강원도 정치 지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박윤경>긴 터널을 빠져 나왔는데, 이 부분도 여쭤보죠.강원도 역시 여러 중요 현안들이 탄핵정국에 묻혔었는데.. 당장 1년도 채 남지 않은 평창동계올림픽 준비부터.. 최근 사드여파 등등 살펴볼 대목이 많지 않을지?
◆김기석>만약 탄핵이 이뤄지지 않고 끝까지 갔다면 동계올림픽에 더 유리했을까? 아마 좋지 않았을 것이다. 레임덕 정부가 어젠다를 추진할 힘이 없는 상태로 시간만 끄는 상태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하지만 새 정권의 가장 중요한 어젠다는 국민 통합이 될 것이고,국민 통합을 이루는 중요한 소재 중 하나 스포츠 이벤트이기 때문에, 평창동계올림픽이 그동안 받지 못했던 상당 수준의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그런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본다.원래 의도했던 것보다 붐이 이뤄지지 않은 부분은 있지만, 적극적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면 좋은 측면도 있다. 사드 여파는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있는데, 나중에 좀 더 길게 얘기하고 싶다. 너무나 걱정된다.
◇박윤경>특별히 이번 대선 국면에서 ‘강원도’의 이익을 위한 대선공약 등 도민적 관심과 비전을 이끌어내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이번 정부에도 강원도가 뜨거운 민심과 표를 보여줬지만 외면을 받았지 않나.
◆김기석>안타까운 사실이지만 강원도가 전국 선거에서 주목받을 일은 앞으로 없고, 어렵다. 3%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97%를 지향하지, 3%를 지향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원도가 무언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이번 선거는 정치선거다. 대선까지 58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그동안 정책어젠다 만들기는 쉽지 않지만 그렇지만 해야 한다.무엇보다 3%의 유권자를 6%로 만들어야 한다. 그때그때 어젠다와 분위기에 따라 강원도민들에게도 정치바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한번은 여권에, 한번은 야권에 힘을 실어주게 되면, 6%가 되면서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 된다. 늘 같은 후보와 같은 투표 성향을 보여서는 어느 쪽도 관심을 갖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박윤경>그동안 어수선했던 나라의 분위기를 서둘러 안정시켜야 할텐데.. 특히 분열된 민심, 어떻게 화합을 해야 할 지도 과제 아닐까 싶다.어떤 과제들이 필요할지, 정리해 주신다면?
◆김기석>일단 현재로선 (탄핵 결과에) 빨리 승복해야한다. 이제 대선체제로 가서 본인들의 목소리를 민주적 과정과 절차를 통해 국정에 반영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대선 과정에 국민들을 편 가르는 정치적 행태가 있어서는 안 되겠다. 그런 행동하는 사람을 찍으면 안 된다. 더 중요한 건, 새로 들어오는 정부의 정책인데 굉장히 어려운 과제를 가지고 있다. 그동안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픔을 도려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러한 아픔을 도려내면서 사람들에게 통합하자고 하기가 쉽지 않다.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장기적 관점에서 정책을 해나가야 국민들이 납득하지 않을까 싶다.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앞으로, 약 1년간의 한국 정치에서 가장 나쁜 모습일 것이다.
◇박윤경>말씀 고맙습니다. 강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김기석 교수였습니다.
시사포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