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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분노 아닌 정의" 대검 돌진 굴삭기 기사

    [전북의 촛불 ③] '최순실 소원 들어주마' 구속된 정석만 씨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를 촉발한 박근혜 정권 4년의 막을 내리게 한 건 4개월에 걸쳐 타오른 촛불이었다. 위대한 '촛불혁명'을 이끈 건 연인원 1600만 명에 달하는 시민이었다. 누구 하나 소중하지 않은 촛불은 없지만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촛불의 한 가운데로 좀 더 접근한 이들도 있다. 전북CBS는 집회의 새 역사와 함께 새로운 민주주의의 장을 연 촛불 시민들을 기억하고 그들이 생각하는 미래를 들어보기 위해 다섯 차례에 걸쳐 전북의 촛불을 만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민주주의를 봤다" 촛불 앞에 선 사람들
    ② "작은 목소리도 소중히" 온몸으로 전한 촛불 함성
    ③ "분노 아닌 정의" 대검 돌진 굴삭기 기사
    (계속)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가 드러나던 지난해 11월, 그가 대변한 건 국민의 분노였지만 그가 말하고자 한 건 정의였다.

    검찰에 출석하며 "죽을 죄를 지었다"고한 최순실의 말에 "죽는 것을 도와주겠다"며 지난해 11월 1일 대검 청사에 굴삭기를 몰고 돌진한 정석만(46) 씨.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혐의로 구속된 정 씨는 지금 공교롭게도 최순실과 같은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14일 정 씨의 고향인 전북 임실에서 만난 친동생(44)은 "형(정석만 씨)은 자신으로 인해 다친 분께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며 "자신이 벌인 사건이 잘못된 것을 인정하며 죗값을 달게 치르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행위의 잘못을 떠나서 그런 일을 벌인 경위에 대해서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얘기한다"고 말했다.

    최순실은 지난해 10월 30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뒤 31시간여 만에 검찰에 출석했다. 일반인 같으면 바로 구속됐을 터인데 최순실은 은행에서 돈을 인출하는 등 사실상 검찰의 방치 속에 활보했다.

    동생은 "형은 '처음에 검찰이나 경찰이 일을 제대로 했으면 내가 이렇게 했겠냐'고 얘기했다"며 "힘 있는 사람의 잘못과 없는 사람들의 잘못이 다르게 다뤄지는 것에 분노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검 청사 굴삭기 돌진으로 정 씨는 1억5000만 원이 넘는 시설물 피해와 함께 청원경찰에게 전치 6주의 상해를 입혔다.

    구속된 정석만 씨를 돕기 위한 모금과 탄원 서명 운동. (사진=자료사진)

     

    정 씨의 구속 뒤 합의금 마련 등을 위한 모금활동과 탄원 서명에 많은 이들이 동참했다.

    동생은 "그동안 형은 자기 이익을 챙기려 하지 않았고 다른 사람의 도움 받는 것도 꺼리며 살아왔다"며 "자신을 위해 관심을 보여 준 많은 시민에게 감사함과 함께 미안함에 부담스런 마음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굴삭기 돌진으로부터 꼭 5개월째인 이달 30일 정 씨는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국민참여재판에서 형량을 선고받게 된다.{RELNEWS:right}

    정 씨의 동생은 "죄를 짓고도 잘못이 없다고 뻔뻔하게 우기는 사람이 참 많다"며 "형은 그런 부당한 현실을 참지 못해 굴삭기를 몰고 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잘못을 인정하고 있고 적지 않은 시간을 갇혀있던 만큼 선처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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