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남도지사.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자유한국당 대선주자인 홍준표 경남지사는 16일 자신의 오는 18일 '서문시장 출마선언' 일정을 비판한 같은 당 김진태 의원을 "상대할 가치 없는 어린 애"라고 평가 절하했다.
김 의원은 '탄핵 불복' 집회를 주도 중인 진박(眞朴‧진실한 친박) 의원으로 분류되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를 머릿속에서 지워야 한다고 했던 홍 지사가 서문시장에서 출마선언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홍 지사는 이후 경남도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 의원 관련 질문에 "내 상대가 아니지. 뭐라고 떠들든 내가 대꾸할 입장이 아니다"라며 김 의원을 깎아 내렸다.
그러면서 "대구 서문시장이 박근혜 시장인가"라고 되물은 뒤 "내가 옛날에 서문시장, 거기서 놀았다. 초‧중‧고등학교 다닐 때. 서문시장이 왜 박근혜 시장이고!"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아이고 참 나, 어이가 없네. 그 친구(김진태)하고 무슨 말 상대가 되느냐"며 혀끝을 찼다.
다른 질문을 받는 도중 갑자기 생각난 듯 말을 끊고 "앞으로 애들 얘기해서 열 받게 하지 말라"며 재차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홍 지사와 김 의원은 같은 검찰 출신으로 사법시험 선후배 사이다.
홍 지사는 박 전 대통령과 친박에 대해 비판과 옹호 입장을 번갈아 취하고 있다. 한때 친박 의원들을 '양박(양아치 친박)'이라고 비난하기도 했으나, 이날 박 전 대통령의 '자택 정치'를 둘러싼 삼성동계에 대한 논란에 대해선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두둔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머릿속에서 지우자"고 했다가도 마오쩌둥에 의해 탄핵된 류사오치에 빗대 내심 '실용주의자'로 추켜세우는 등 모순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그는 막말도 불사하는 자신의 '싸움닭' 기질도 정치적인 자산이라며 자랑스럽게 내세웠다. 지난 15일 자신의 '우파 스트롱맨(strongman·독재자)' 발언에 대해선 "홍준표만큼 배짱 있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 싸움도 내가 제일 잘한다"고 자평했다.
반면 야권의 유력주자인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선 "당선되면 북한 가겠다는 사람을 트럼프가 상대해주겠느냐"며 의구심을 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적합한 협상 파트너는 자신이라는 주장으로 그의 별명이 '홍 트럼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