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문명고 학생들이 입학식 날 국정교과서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사진/배진우 기자)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로 지정된 경북 경산 문명고의 연구학교 지정 효력이 정지됐다.
대구지방법원 제1행정부(손현찬 부장판사)는 17일 문명고 학부모 2명이 경상북도 교육감 등을 상대로 낸 연구학교 지정처분 효력정지 신청에 대해 효력정지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본 소송인 연구학교 지정처분 취소 건의 판결 확정이 날 때까지 문명고는 국정 역사교과서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재판부는 이번 결정의 주요 근거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한 긴급한 필요가 있다"는 점을 들었다.
국정교과서 교과과정 적용시기가 2018년으로 늦춰졌고 국회에서 국정교과서 폐기 여부가 논의되는 등 추후 적용 여부가 불확실한 상태에서 문명고 학생들이 보게 될 피해가 크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문명고 1학년 학생들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정교과서로 대학입시를 준비해야 하는 현실적인 피해가 발생한다"며 "학생과 학부모가 받게 될 불이익이 금전보상이 불가능하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국정교과서의 위헌 위법 여부가 헌법소원과 행정소송 등으로 다투어지고 있는 점도 고려됐다.
반면 전국 유일 국정교과서 연구학교로서의 효력이 정지될 경우 국가 교육정책에 막대한 장애가 발생한다는 경상북도 교육청의 주장에 대해서는 "공익에 중대한 해를 입힐 우려가 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국정교과서 교육의 위헌위법이 확인될 경우 학생과 학부모가 침해 당할 학습권과 자녀교육권 등의 공공 복리가 더 중대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판결로 문명고는 오는 20일 국정 역사교과서로 진행될 예정이던 역사 수업을 할 수 없게 된다.
한편 본 소송인 문명고의 연구학교 지정처분 취소소송은 별도 기일을 잡아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