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회경선을 열흘 앞두고 벌어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토론은 세차례의 토론회가 서로의 약점과 강점을 탐색하는 자리였다면 4차 토론회는 각 후보의 약점을 정교하게 파고드는 모습을 보였다.
17일 MBN에서 열린 연합뉴스TV 등 보도·종편방송 4개사 주최 민주당 대선주자 4차 합동토론회에 각 후보자에게 10분씩 주어진 주도권 토론에서 문재인 후보와 안희정 후보는 '리더십'과 '정책의 실현 가능성'을 두고 맞붙었다.
(사진=MBN 영상 캡처)
◇ 안희정 "文 측, 내편 되면 무조건 예뻐" 패권 지적안 후보는 앞선 토론회에 이어 문 후보의 통합적 리더십 부족을 지적하기 위해 "문 후보가 대표로 있는 과정에서 김종인 전 대표등 많은 정치인이 당을 나갔다"며 "문 후보는 탈당한 분들이 개혁에 반대했다고 했는데, 어떤 쟁점에 반대가 붙었었나"라고 구체적으로 물었다.
지난 토론회에서 안 후보의 '김종인, 박지원, 안철수, 김한길, 손학규 전 대표등이 모두 떠났다. 왜 그들과 함께 하지 못했나'라는 질문에 문 후보는 '개혁에 반대해서 나갔다'고 답한데 대한 2차 공격인 것이다.
이에 문 후보는 "그 분들을 포용했으면 좋았을 것이다"면서도 "혁신을 지키기 위해 그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다. 일부가 나갔지만 다른 좋은 분들이 우리 당으로 오고, 10만이 넘는 당원들이 우리당으로 왔다"고 답했다.
그러자 안 후보는 거듭 "혁신의 쟁점이 무엇이었냐. 그 당시에 무엇 때문에 서로 싸웠느냐"고 재차 물으며 문 후보를 당황하게 했다.
문 후보는 "혁신에 대한 생각이 다른 것이다. 기존에 청산하고자 하는 과거의 정치관행들, 예를 들면 공천도 밀실에서 적당히 몫을 나누는 방식의 정치 문화를 끊어내고자 하는 노력에 대해 반대 움직임이 있었다"고 받아쳤다.
그러면서 "정치인이 정치인의 이해를 위해 이합집산 하는 현실에서 언제든지 늘 함께 해야한다는 것이 가능한가"라고 반문했다.
안 후보는 "어려울 때 우리가 (그들에)손을 내밀었다"며 "안철수 후보도 지난 대선때 문 후보와 단일화를 했다. 그 분들이 반혁신이고, 혁신에 반대했다고 하는 것은 너무 지나치다"고 꼬집었다.
안 후보는 "대한민국의 문제가 '내편이 되면 무조건 이쁘게 본다' 문재인 후보 진영의 많은 분들은 그 기준으로 보면 혁신세력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반대로 있으면 그 사람을 배척하는 철학과 리더십으로 어떻게 대한민국을 이끄나"라며 문 후보에 항상 따라붙는 패권에 대해서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사진=MBN 영상 캡처)
◇ 문재인 "安, 좀 더 꼼꼼히 공약 보라는 조언한다"안 후보에 대해 '구체적인 공약'의 부재를 지적해왔던 문 후보는 안 후보가 전날 발표한 공약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문 후보는 안 후보가 발표한 '국민 안식년제(10년 근속시 1년 휴식)'가 공무원과 공기업, 대기업 종사자들을 위한 공약이라고 지적했다.
문 후보는 "현실적으로 문제가 있다. 600만 자영업자는 해당하지 않고, 630만 비정규직도 해당되지 않는다. 보통 근속연수가 5년인데, 10년 근속을 하는 경우는 공기업 대기업 종사자뿐"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책의 실효성)좀더 꼼꼼이 살펴보면 좋겠다는 조언을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안 후보가 제시한 국공립대 무상등록금 공약에 대해서도 "사립대에 다니는 학생이 전체의 80%에 달한다. 등록금도 사립이 훨씬 비싸다"며 국공립대 무상등록금보다 "국공립, 사립대의 반값 등록금이 맞지 않나"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안 후보는 "공립 대학을 국가가 육성한다고 한 배경에는 지역균형발전 동력을 만들어 대학의 연구와 순수학문을 국가가 책임지고 하자는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또 앞서 제기한 국민안식년제의 실효성 부분에 대해서는 "정책을 제안하면서 문 후보와 똑같은 마음으로 고민을 했다"며 "우리의 현재 일하는 방식과 우리 사회의 노동 조건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참여정부 시절 주5일제를 할 때도 똑같은 질문이 나왔다"라며 "새로운 형태의 노동문화, 노동시간 단축을 이번기회에 도입 해 보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