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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발표=해사행위? MBC, 자사 기자 토론회 참석 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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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문 발표=해사행위? MBC, 자사 기자 토론회 참석 막아

    언론노조 "공영방송 기본조차 저버린 행위, 사죄해야"

    (사진=MBC 홍보영상 캡처)
    MBC가 연구 결과를 발제하기로 예정돼 있었던 '해사행위'라는 이유로 자사 기자의 토론회 참석을 불허해 논란이 되고 있다.

    17일 오후 2시, 한국방송학회 방송저널리즘연구회 주최로 서울 연세대 연희관에서 '공영방송 MBC의 인적·조직적·제도적 문제와 해법 모색' 세미나가 열렸다.

    MBC 소속 임명현 기자는 최근 2012년 김재철 퇴진 및 공정방송 쟁취를 내걸고 진행한 170일 파업을 소재로 석사논문을 썼고, 이나라 토론회에서 논문을 바탕으로 한 '잉여화, 도구화된 기자들의 유예된 저항: MBC의 경우'라는 발제를 할 예정이었다.

    MBC 사측이 '비인격적 인사관리'를 통해 구성원들을 '잉여적 주체'와 '도구적 주체'로 변화시켰고, 그 결과 공정방송에 목소리 내는 '저항적 실천'이 유예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임 기자는 이날 토론회에 참석할 수 없었다. MBC가 불허했기 때문이다.

    토론회 주최 측에 따르면, MBC는 임 기자가 연구자이자 발제자로서 토론회에 참석하는 것을 '해사행위'라고 규정했고 참석할 경우 징계하겠다고 예고했다. 임 기자는 사유서를 내서라도 토론회에 나가겠다는 입장이었으나 사측은 이마저도 거부했다.

    미디어스의 보도에 따르면 결국 임 기자의 발제문은 한국외대 채영길 교수가 대독했다. 채 교수는 "(임 기자가 참석 못한 이 상황) 자체가 어떤 메시지를 던져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라고 말했다.

    ◇ 언론노조 "MBC의 이번 조치, 몰상식의 극한"

    170일이라는 장기 파업을 거친 후 경영진에 의해 공영방송사가 어떤 식으로 변화해갔는지를 다룬 임 기자의 논문은 주목받았고, 경향신문·기자협회보·미디어스·미디어오늘·한겨레 등 많은 언론에서 기사화한 바 있다.

    '연구자'로서 연구 결과물을 학문의 공론장에 내놓고자 했던 임 기자에게, 토론회 참석을 '해사행위'라며 막은 MBC의 처사는 지나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김환균, 이하 언론노조)은 17일 성명을 내어 "임 기자는 MBC 소속 기자이면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연구자이기도 하다. 오늘 토론회의 발제는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연구자의 현장 체험을 이론적 개념과 방법론으로 엮어낸 엄연한 학문적 성과이며, 이는 학문의 장에서 당연히 토의되고 그 성과가 진단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언론노조는 "MBC의 이번 조치는 자사 종사자에 대한 징계 경고일 뿐 아니라, 학문의 공론장을 폐쇄하고 토론회를 주최한 학회의 의도를 MBC에 대한 '해사행위'로 간주한 몰상식의 극한"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또한 언론노조는 MBC의 이중잣대를 꼬집기도 했다.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의 고영주 이사장은 지난 14일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실과 바른언론연대가 주최한 '대한민국 언론! 과연 공정한가?'에 참석했고 축사까지 했다. 학술 행사라기보다는 탄핵의 원인을 언론에 돌리기에 바쁜 행사에 가까웠다.

    언론노조는 "학문은 간데없고 오직 망언과 비난만이 난무하는 성토장에 공영방송의 이사장이 참석하는 것은 가능하고, 연구 성과가 냉정하게 논의되고 평가되어야 할 토론회에 연구자가 참석하는 것은 해사행위라는 MBC의 논리는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한 사회의 공론장이 되어야 할 공영방송의 기본조차 저버린 MBC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사죄"라며 "언론노조는 발표자였던 임명현 기자와 오늘 토론회 주최측에 대한 MBC의 진정어린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임 기자의 석사논문 지도교수인 성공회대 김창남 교수 역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MBC의 조치를 비판했다.

    김 교수는 "정말 하다하다 이런 짓까지 하는군요. 정권이 바뀐다고 해도 지난 10년 간 누적된 언론계의 인적 적폐들을 청산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이라며 "언론사 안팎에서 어떤 자들이 어떤 짓들을 저질러왔는지 똑똑히 기록하고 기억해 두어야 한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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