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굴 찍어야 할 지 모르겠데이. 좀 지켜보입시다."
'보수의 심장' 대구, 그 가운데서도 최대 전통시장이자 TK 민심 1번지로 불리는 서문시장의 상인들은 18일 '대선 주자 가운데 누구에게 호감이 가느냐'는 질문에 대부분 이 같이 답했다.
50~60대가 대부분인 이 곳 시장의 민심은 탄핵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불출마 선언 이후 갈 길을 잃은 듯 보였다.
김모(56)씨는 "황교안이 그나마 괜찮았는데, 나머지는 별로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너무 주자가 많아서 헷갈린다"고 했다. 박모(62)씨도 "황교안이 인기가 많았는데, 지금은 지지후보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그래도 그나마 누가 괜찮느냐'고 묻자 이들은 보수진영 주자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특히 이날 시장을 찾아 "대구 경북의 적자"임을 자처하며 대선출마를 한 자유한국당 소속 홍준표 경남도지사에 대해서는 기대를 내비쳤다.
정모(55)씨는 "홍준표가 그래도 낫지 않느냐. 사이다 발언도 잘 한다"라며 "향후 후보가 되면 지지율이 확 오르지 않겠느냐"고 했다.
김모(60)씨도 "홍준표 얘길 들어보니 속이 시원하다. 제일 난 것 같다"며 "한국당 경선에서 후보가 되는 사람을 밀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너무 사람이 곧아서 주변 사람들을 잘 포용하지 못할 것 같다"는 우려도 다수 있었다.
바른정당 대권주자인 유승민 의원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렸다. 부정적 의견을 낸 이들 대부분은 파면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안타깝다고 생각한다며 유 의원을 '배신자'라고 칭했다.
한모(67)씨는 "유승민은 배신자로 낙인찍혀 있다. 박근혜가 잘못한 것은 맞지만 그래도 끝까지 지켜줬어야 한다"며 "나와서 바꿔보겠다고 하더니 바꾼 게 뭐가 있느냐. 국민의당보다도 지지율이 낮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나중에 유승민으로 단일화가 된다고 해도 찍지 않을 것"이라며 "차라리 안철수나 안희정이 낫다"고 덧붙였다.
반면 성모(62)씨는 "유승민을 배신자라고 보지 않는다. 맞는 말만 한다. 홍준표와 유승민 중에 고르라면 유승민"이라면서도 "하지만 아직까지 너무 약하다. 보수를 다 아우를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밝혔다.
한국당 김진태 의원의 이름도 심심치 않게 나왔지만 "너무 강성", "포용력이 없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