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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학술

    브레히트의 풍자 산문 '코이너 씨 이야기'

    '생각이 실종된 어느 날'

    ‘코이너 씨’ 혹은 ‘K 씨’를 주인공으로 한 브레히트의 산문들은 한편의 부조리극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면서 동시에 현실을 비틀고 변화를 갈망하게 만드는 힘을 지녔다.

    그것은 ‘코이너 씨 이야기’가 브레히트 작품 세계가 중기에 접어드는 시기에 창작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마르크스주의 철학에 깊이 빠져 문학과 예술을 통한 사회변혁을 꿈꾸던 시기였다. 사회주의 혁명이 이루어질 것이라 믿었고, 문학의 사회적 기능을 깊이 고민했던 브레히트의 낭만적 세계관이 물씬 드러나는 것이 바로 이 연작 산문인 것이다.

    ‘코이너 씨 이야기’ 연작은 전적으로 서민적이고, 반反영웅적이며, 확립된 질서에 굴종하지 않는 인물의 삶을 보여 준다. 읽다 보면 어느 순간 피식 웃음이 나기도 하고, 무릎을 탁 치게 되는 감동이 있으며,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거리게 하는 공감을 담고 있는가 하면, 체제에 대한 결연한 비판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거의 30년에 걸쳐 쓰여진 이 산문들은 1쪽을 채 넘지 않거나, 몇 줄에 불과한 것이 대부분이다. 놀라운 것은 그 짧은 한 편의 산문에 엄청난 은유를 담고 있다는 사실이다.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게 만들고, 눈에 보이는 그대로 보지 않는 법을 훈련시키며, 동시에 해학과 웃음을 잃지 않는 작품들이 가득하다. 그러면서 “신발보다 나라를 더 많이 바꿔 치우던” 시대에 경계인으로 살면서 망명을 꿈꾸었던 자신의 처지를 빗대고 있기도 하다.

    이데올로기와 현실은 모순을 이룰 수밖에 없고, 그런 모순이 사회의 변화 가능성을 열어 준다는 주장을 문학으로 풀려 했던 브레히트. 그 고민이 가장 순화되고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 작품이 바로 ‘코이너 씨 이야기’라 하겠다. K 씨를 주인공으로 한 갖가지 이야기들은 이 사회가 지닌 모순을 해학적으로 드러내 보여 주고 있다. 작품을 통해 현실의 모순을 인식하고, 그 모순을 깰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여러 K 씨를 탄생시키고자 했던 브레히트의 소망을 즐겁게 만나 보자.

    베르톨트 브레히트 지음 | 김희상 옮김 | 이후 | 140쪽 |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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