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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가족: 최태민, 임선이, 그리고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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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학술

    '또 하나의 가족: 최태민, 임선이,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초래한 최순실 게이트. 10년 전 이미 이런 상황을 놀랍도록 정확히 예측한 사람이 있다. 바로 최태민의 의붓아들이자 최순실의 의붓오빠인 조순제. '또 하나의 가족'은 조순제의 아들 조용래가 아버지 조순제와, 장기간 박근혜의 집사 역할을 했던 어머니의 증언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최태민·임선이·박근혜의 68년 역사를 담은 책이다.

    박근혜가 조순제를 모른다고?

    2007년 7월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검증 청문회 자리였다. 한 검증위원이 박근혜 후보에게 최태민과의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조순제를 아느냐고 질문했다. 박근혜 후보는 모른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최태민 목사의 유족들도 조순제를 모른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TV에서 이 장면을 보던 조순제는 귀를 의심했다. 피가 거꾸로 솟는 걸 느꼈다. 최태민의 의붓아들인 조순제는 대한구국선교단, 대한구국봉사단을 비롯해 최태민과 박근혜가 만들고 운영한 각종 관제단체의 홍보업무를 맡은 인물이다. 박근혜가 영남대학의 이사장으로 있을 때는 영남투자금융의 전무로 있으면서 재단을 장악하는 일을 했다. 아내 김경옥은 시어머니이자 최순실의 어머니인 임선이의 지시에 따라 장기간 박근혜를 뒷바라지했다. 그런 조순제를 박근혜는 낯빛하나 변하지 않고 모른다고 했다. 마침 MB캠프 관계자들이 매일같이 조순제를 찾아와 박근혜 후보의 어두운 과거에 대해 증언을 해달라고 조르던 상황이었다.

    묻혀버린 ‘증언 폭탄’

    결국 조순제는 행동에 나섰다. 9장짜리 자필 진정서를 써서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에게 전달하고 기자회견을 했다. MB 캠프측 담당자 두 명을 만나서는 무려 9시간에 걸쳐 관련 증언을 했다. 박근혜의 무능과 부도덕함에 대한 비판, 10ㆍ26 이후 박정희 돈의 이동과 그에 따른 최태민 일가의 재산 축적, 박근혜와 최태민의 미스터리한 관계에 대해 증언했다. 육필로 쓴 진정서에는 심지어 “국정농단”이라는 표현도 사용했고, 박근혜 곁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던 최태민를 검증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제대로 된 검증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MB 캠프는 판세가 유리하게 돌아가자 녹취록을 공개하지 않았다. 결국 폐암 말기의 조순제가 죽기 전 했던 일련의 일은 묻혔다. 약 10년 뒤 최순실 게이트가 터질 때까지.

    10년 뒤, 아들 조용래가 나서다

    2016년 11월 초였다. 홍콩에서 2년째 직장생활을 하던 저자는 TV조선의 한 프로그램에서 아버지 조순제의 육성을 들었다. 최순실 게이트로 온 나라가 한창 시끄러울 때였다. 언론이 최순실과 박근혜 대통령의 미스터리한 관계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조순제 녹취록’이 나온 것이다. 프로그램에 나온 패널들은 아버지가 녹취록을 남긴 동기에 대해 부정적인 부분만 부각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2007년 선거 당시 MB 캠프를 이끈 정두언 의원의 발언도 나왔다. “19금에 해당되는 얘기”라거나 “박근혜 좋아하는 사람 밥도 못 먹게 될 것”이라는 말이 화제가 되었다. 녹취록을 만든 조순제의 진의는 사라지고 선정성만 부각됐다. 아들 조용래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금융 쪽 일을 하지만 평소 책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한 조용래는 직접 책을 써서 진실을 알려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래서 다니던 회사를 휴직하고 귀국해 집필에 돌입했다.

    최순실 이전에 임선이가 있었다

    저자는 책을 집필하면서 박근혜가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내려고 애를 썼다. 그 과정에서 할머니 임선이가 그 정점에 있었다는 확신을 하게 되었다. 지금의 최순실 이전에 최 씨 일가의 돈줄을 쥔 이가 바로 임선이이기 때문이다. 임선이야 말로 최태민이 부정한 역사의 씨앗를 뿌릴 수 있게 만든 토양이자 최순실을 악의 몸통으로 자라게 한 자양분이었다. 최태민의 시대와 최순실의 시대를 잇는 중간에 아들 조순제를 끼워 넣어 악의 뿌리를 튼튼하게 만든 것도 임선이였다. 이 책이 그간 소문만 무성하고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임선이를 중심에 놓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정농단의 뿌리를 말해주는 68년의 가족사

    '또 하나의 가족'은 1940년 임선이의 첫 결혼을 시작으로 2007년 조순제의 임종까지 68년의 역사를 담고 있다. 최태민의 의붓손자이자 최순실의 의붓조카인 저자는 아버지 조순제 곁에서 보고, 듣고, 겪은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았다. 조순제 진정서와 녹취록을 중요한 근거로 삼았고, 할머니 임선이의 지시로 박근혜의 집사 역할을 한 어머니 김경옥의 증언을 바탕으로 글을 썼다. 오래된 신문기사를 찾아내 사실관계에 부합하는 내용을 추려냈고 필요하면 인용도 했다.

    첵 속으로

    "근혜 영향제 이런 거는 우리 마누라가 주사놔준다고 다 했다. 너스(간호사) 출신이거든."_7쪽

    한때 우리 가족은 할머니 임선이를 비롯한 최순영, 최순득, 최순실, 최순천을 친가족으로 생각하고 생각해 왕해하고, 함께 가족모임도 가졌다. 박정희 사우헤 생긴 돈은 모든 것을 바꿔 놓았다. _ 12쪽

    임선이 얼마나 억척스러운 여자였는지 소문이 자자했다. 1달러 한 장이 생기는 일이라면 차가 끊긴 시간이라도 몇 시간을 걸어서 갔다._ 27쪽

    박근혜는 주사를 놓고 돌아가는 김경옥을 빈손으로 보내지 않았다. 어떤 때는 찻잔을, 어떤 때는 그릇 세트를 선물로 주었다._73쪽

    조용래가 할머니 임선이와 고모 최순실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보면 공통으로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바로 '탐욕'이다. _ 96쪽

    조용래 지음 | 모던아카이브 | 192쪽 | 1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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