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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든 부모를 사랑할 수 있습니까'



책/학술

    '나이 든 부모를 사랑할 수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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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 든 부모를 사랑할 수 있습니까'는'미움받을 용기'의 저자이자 아들러 심리학의 권위자인 기시미 이치로가 이번에는 ‘나이 든 부모와 어떻게 지낼 것인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을 가지고 돌아왔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며 '나이 든 부모와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화두는 개인을 넘어 사회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이 어려운 숙제를 어떻게 풀어 나갈 지 아들러 심리학자가 직접 자기 삶에서 체득한 심리학적 고찰을 바탕으로 그 해답을 제시한다.

    한없이 크고 항상 나를 지켜줄 것 같았던 부모님이 나이가 들어 어제와 오늘이 달라지고, 어제 할 수 있는 일도 오늘 할 수 없을 때, 그리고 나와 가족에 대한 기억을 잃어갈 때 우리는 여전히 부모님을 사랑할 수 있을까? 실의에 빠지지 않고, 절망하지 않고, 힘들어하지 않고 곁을 지킬 수 있을까? 저자는 부모와 자식 관계가 어느새 '기브 앤 테이크'가 되어버린 사회에서 이해관계 없이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서로 가치를 찾을 수 있다'는 아들러 심리학 대가의 시대를 통찰하는 조언을 건낸다.

    책 속으로

    인생을 되돌릴 수 없는 것처럼 몸이 쇠약해지는 것도 불가항력적입니다. 어느 누구도 노화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사람이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단지 젊음에서 멀어짐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나이 든다는 것에서도 얼마든지 긍정적 의미를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자기 자신의 노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면, 부모가 간병이 필요해질 만큼 쇠약해졌을 때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겁니다.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중에서

    어머지의 간병에 지쳐 있던 어느 날, 문병을 온 어머니의 지인 한 분이 말씀하셨습니다. “많이 힘들지? 오늘은 내가 엄마 옆에 있을 테니, 넌 보호자실에 가서 좀 쉬어.” 저는 그분의 호의를 고맙게 받아들이고 보호자실에 가서 부족한 잠을 청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전화벨이 울리고, 어머니가 위급하니 빨리 집중치료실로 오라는 겁니다. 제가 병실로 뛰어 들어가니, 어머니는 이미 숨을 거두시고 난 뒤였습니다. 매일같이 그 긴 시간을 어머니 곁에 있었는데, 정작 어머니의 마지막 모습은 지키지 못했습니다. 저는 그것이 억울했지만, 아버지와 여동생에게는 차마 말하지 못했습니다.
    ―‘어머니 그리고 아버지의 마지막 순간’ 중에서

    제가 2006년에 심근경색으로 쓰러졌을 때 아버지는 갑자기 10년은 젊어진 듯 건강해지셨습니다. 힘이 없던 목소리에도 기운이 넘쳤습니다. 자식이 병들었으니 당신이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생각하셨던 것이겠지요. 아버지도 오랫동안 협심증을 앓고 계셔서 관동맥에 몇 개의 스텐트를 삽입한 상태였기 때문에 6개월에 한 번씩 입원해서 조영검사를 받으셔야 했습니다.
    ―‘가장 큰 효도는 불효를 하는 것’ 중에서

    부모님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 부모님은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가족에게 힘이 되는 존재입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가족끼리 어딘가 어색함을 느꼈을 때, 우리는 처음으로 깨닫게 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던 부모님이 사실은 가족들을 하나로 연결해주는 상징이었다는 것을요. 그렇게 가족에게 기역하고 있었다는 것을요. 부모님이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우리 가족에 기여하고 있음을 주목하고 ‘고맙다’는 말을 자주 들려주어야 합니다. 특별한 일을 하지 않아도 가족에게 도움이 되고 있음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우리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중에서

    자식이란 가면을 쓰지 않으면 인간으로서 부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 있습니다. 저만 해도 아버지가 틀린 말씀을 하시더라도 고쳐주어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랬기에 아버지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자식의 가면을 벗을 수 없을 것 같다면 친구의 가면을 쓰는 것은 어떨까요? 부모자식 관계에서는 부모 혹은 자식이, 가능하면 양쪽 다 친구의 가면을 쓴다면 이야기를 나누는 법이 달라질 겁니다. ―‘부모와 자식이라는 가면을 벗으라’ 중에서

    병든 부모님을 간병하게 되었을 때 우리는 깨닫게 됩니다. 부모님에게 받은 것을 돌려주고 싶어도 결국은 돌려줄 수가 없다는 사실을요.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는 중에서 가능한 것은 할 수 있는 일뿐입니다. 우리에게 가능한 것은 할 수 있는 일뿐입니다. 그래서 저는 부모님에게 직접 돌려주지 못하더라도 자식에게 돌려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자식이 없다면 사회에 다른 형태로든 돌려줄 수 있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혼자서 살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부모에게 받은 것을 돌려줄 수는 없다’ 중에서

    인생을 미루지 말고, 하고 싶은 일은 할 수 있을 때에 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숨이 막힐 것 같은 현실의 긴박한 상황을 이겨내며 살라는 뜻은 아닙니다. 시간을 하나하나 계산하지 않고 살 수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행복입니다. 시간을 계산하지 않고 산다는 것은 대충 산다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시계로 잴 수 있는 시간에서 자유로워졌다는 의미이며, 자유로워졌기에 지금을 즐기며 살아갈 수 있는 것이지요.
    ―‘시간을 계산하지 말라’ 중에서

    기시미 이치로 지음 | 박진희 옮김 | 인플루엔셜 | 264쪽 |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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