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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데프 보이스-법정의 수화 통역사'



책/학술

    소설 '데프 보이스-법정의 수화 통역사'

    '로재나' '연기처럼 사라진 남자' '미안하다고 말해'

     

    한 농아시설에서 17년의 간격을 두고 벌어진 두 살인사건에 얽힌 전말을 밝히려 하는 수화 통역사의 이야기를 그린 사회파 미스터리 '데프 보이스 - 법정의 수화 통역사'가 출간되었다.

    이 소설의 아라이 나오토는 코다이다.코다(CODA)란 ‘Children of Deaf Adults’의 줄임말로 농인 부모에게서 태어나 자란 청인(들을 수 있는) 아이를 일컫는다. 오랫동안 근무하던 경찰서 사무직을 그만둔 그는 구직 끝에 자신이 가진 기술을 살리기로 한다. 실력 있는 수화 통역사로 호평이 이어지던 어느 날, 피의자 신분에 선 농인을 대변해 달라는 법정 통역 의뢰가 들어온다. 과거에 경험했던 아픈 기억 때문에 무거운 마음을 안은 채로 아라이가 의뢰받은 일을 수행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펠로십’이라는 비영리 단체의 젊은 여성 대표가 그에게 접근한다. 그리고 이 만남을 계기로 한 농아시설에서 17년의 간격을 두고 벌어진 두 사건이 교차하기 시작하는데…….

    촘촘하고 탄탄한 플롯을 바탕으로 청각장애의 세계를 세밀하게 포착한 이 소설은 대중에게 낯선 농문화(聾文化)에 대한 시야를 트이게 했다는 호평을 받았다.코다인 수화 통역사 주인공의 시각에서 담담하게 풀려 나가는 이야기는 청각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현실을 세세하게 보여 주며 깊은 시사점과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

    모종의 사건으로 쫓기듯이 직장을 그만두고 결혼생활에도 실패한 아라이 나오토는 구직 활동을 하면서 실리적인 이유로 수화 통역 자격증을 취득한다. 태어나면서부터 수화를 또 하나의 모어로서 자연스럽게 체득한 ‘코다’인 그에게는 너무나 쉬운 일이었다.

    '데프 보이스'는 수화 통역사란 직업을 택함으로써 아라이의 삶의 방식에 찾아온 변화와 코다인 그가 겪어야 했던 고뇌를 생생하게 보여 준다.
    가족 중 유일하게 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아라이는 성장하면서 가족을 비롯한 농인 사회에서 이질감과 소외감을 느끼고 점차 멀어진다. 한편으로 비장애인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사회의 몰이해 역시 그에게 아픈 경험을 안긴다. 특히 그의 뇌리에 남은 사건은 경찰서 사무직으로 근무할 당시 농아시설 ‘해마의 집’ 이사장 살해 용의자인 농인의 취조 과정을 억지로 통역해야 했던 일이었다. 수화 통역사가 되면서 오랜 시간 외면해 왔던 농인 사회와 다시 마주한 그가 일에 익숙해져 갈 무렵, 예상치 못한 소식이 날아든다. ‘해마의 집’의 현 이사장, 즉 17년 전 죽은 전대 이사장의 아들이 살해당했다는 것이었다. 범인은 과거와 동일한 인물일까? 묵비권을 인지하지 못한 채 법정에 선 농인을 돕기 위해 비영리 단체와 협업하는 가운데, 아라이는 ‘해마의 집’을 둘러싸고 과거와 현재에 벌어진 사건의 핵심에 다가간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만이 아니라 세상에 무언가를 호소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큰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의 목소리를 소설이라는 형태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었으면 한다._‘작가의 말’ 중에서

    마루야마 마사키 지음 | 최은지 옮김 | 황금가지 | 344쪽 | 13,000원

     

    스웨덴 국가범죄수사국에 근무하는 형사 마르틴 베크를 주인공으로 하는 경찰소설 「마르틴 베크 시리즈」 제1권 '로재나'. 열 권으로 이루어진 시리즈로, 전직 기자였던 공동 저자인 마이 셰발과 페르 발뢰는 이 시리즈에 '범죄 이야기'라는 부제를 붙여 부르주아 복지국가인 스웨덴이 숨기고 있는 빈곤과 범죄를 고발하고자 했다. 범죄 현장의 모습, 작중 인물들이 이동하는 거리와 시간까지 사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작은 에피소드 하나하나까지 당시 스웨덴 사회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현실적인 경찰 수사를 묘사하며 출간 당시 스웨덴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준 시리즈의 첫 작품 '로재나'. 영웅적인 면모로 범죄를 해결하거나 번뜩이는 직관력으로 수수께끼를 푸는 탐정 대신, 여러 명의 경찰관들이 등장해 함께 애를 쓰고 난관을 넘어서며 차근차근 사건을 해결해가는 경찰소설로서의 성격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두 저자는 경찰이라는 직업을 있는 그대로 그리고자 했으며 느리고 짜증스러운 현실의 수사에서 유발되는 긴장감을 묘사해 철저한 사실주의를 구현해냈다.

    스웨덴의 유명한 관광 명소 예타운하에서 한 여성의 시신이 발견된다. 성폭행과 교살의 흔적 말고는 아무 단서도 없는 답답한 상황에서 스웨덴 최고의 형사 마르틴 베크가 가세하지만 수사는 진전을 보이지 않는다. 마르틴 베크와 동료들은 모든 증거들을 하나하나 재검토하는 것으로 실마리를 찾아가는데…….

    마이 셰발 , 페르 발뢰 지음 |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452쪽 | 13,800원

     

    ‘마르틴 베크’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 '연기처럼 사라진 남자'는 ‘철의 장막’이 건재하던 냉전 시대의 이야기다. 2차세계대전 후 1960년대 유럽의 정세는 살얼음판을 걷는 듯 아슬아슬했다. 스웨덴은 소련을 필두로 한 바르샤바조약기구(WTO)나 미국을 주축으로 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은 채 중립을 취하고 있었다. 당시 헝가리는 소련의 위성국가로서 그 영향력 아래 있었다. 그런 아슬아슬한 시기에 헝가리가 포함된 동유럽 문제를 주로 다루던 스웨덴 기자가 헝가리에서 실종된 것이다. 마르틴 베크는 실종된 기자를 은밀하게 찾아오라는 외무부의 기밀 임무를 받고 헝가리로 떠난다. 어떤 공식적인 지원도 없이 낯선 타국에서 고군분투하는 마르틴 베크를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주목할 점은 '연기처럼 사라진 남자'의 서스펜스가 히치콕의 영화들을 연상시킨다는 점이다. 주변 사람들의 증언과 여권에 찍힌 도장으로만 구성된 기자는 실제로 존재하는지조차 불투명하다. 히치콕이 등장인물들에게 알려주지 않은 비밀을 관객들에게만 알려주어 서스펜스를 자아냈다면, 셰발과 발뢰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마르틴 베크와 독자들 모두에게 비밀을 지키고 기묘한 암시만 던져주어 서스펜스를 제공한다.

    마이 셰발 , 페르 발뢰 지음 |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356쪽 | 12,800원

     

    스릴러의 작가 마이클 로보텀의 최신작 '미안하다고 말해'. 이 소설은 어느날 사라진 실종 소녀들과 3년 뒤 일어난 끔찍한 살인 사건이 치밀하게 얽힌 완벽한 심리 스릴러다.

    예쁘고, 똑똑하지만 반항적인 소녀 태쉬, 그와 반대로 존재감 없는 평범한 소녀 파이퍼는 여름 축제가 끝난 후 홀연히 사라진다. 하지만 사람들은 끝내 그녀들을 찾지 못하고, 시간은 흘러가버린다. 그리고 3년 뒤 마을의 한 농가에서 부부가 끔찍하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근처 호수에서는 한 여성의 시체도 떠오른다. 상처로 뒤덮인 깡마른 몸에, 어딘가로부터 급하게 도망친 듯 맨발로……. 누가 부부를 죽였을까? 호수의 시체는 왜 맨발일까? 그리고 두 사건 사이에 연관성은 있는 걸까?
    결국 경찰의 의뢰로 또 다시 사건에 개입하게 된 조 올로클린은 호수에서 발견된 시체가 3년 전 사라진 두 소녀 중 하나임을 밝혀낸다. 하지만 여전히 나머지 한 소녀의 행방은 묘연한 가운데, 그녀가 살아 있으며 신변이 위험하다고 판단한 조는 행방을 쫓기 시작한다. 이와 동시에, 조가 찾는 소녀 파이퍼는 어딘가에 감금된 채 충격적인 비밀을 털어놓기 시작하는데…….
    “내 이름은 파이퍼 해들리다. 나는 3년 전 여름방학에 행방불명되었다.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었고, 도망친 것도 아니었다. ……나는 계속 여기 있었다.”

    마이클 로보텀 지음 | 최필원 옮김 | 북로드 | 592쪽 | 1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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