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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영일기업 '날개 없는 추락'…임금체불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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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 영일기업 '날개 없는 추락'…임금체불 '갈등'

    포스코보다 '복지혜택' 좋은 기업에서 임금체불 기업 '전락'

    영일기업 정문 모습. (사진=자료사진)

     

    포스코 외주파트너사인 영일기업이 임금체불로 갈등을 겪고 있다.

    기업 측은 경기침체에 따른 불가피한 체불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근로자들은 창업주 일가의 무리한 투자로 인한 손실이라며 형사소송 등 강력한 조치까지 준비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1985년 설립된 영일기업은 포항제철소 내에서 철강제품을 운송하는 업체다.

    창업주인 정봉화 회장은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육사 후배라는 인연으로 30년 이상 포스코 물량을 맡아 기업을 키워왔다.

    2013년까지는 연간 370억원에 달하는 매출에다 영일정비를 비롯한 계열사의 매출까지 탄탄해 직원 전용 복지센터를 건립하는 등 '포스코보다 복지혜택이 더 좋다'는 말까지 나왔었다.

    그러나 창업주 아들이 전면에 나선 2014년을 전후해 기업은 크게 휘청거렸다.

    금융부채가 2013년 전까지는 100억원대였지만 2014년부터 260억원 이상으로 두 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영일기업은 결국 막대한 부채를 견디지 못하고 지난해 또 다른 포스코 외주파트너사인 ㈜포트랜스와 ㈜포원에 지분 상당수를 넘겼다.

    당초 300명이 넘었던 직원 수는 현재 사무실 직원까지 포함해 70여명으로 크게 줄었고, 매출액도 연간 320억원에서 70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 과정에서 남은 근로자들은 임금마저 제때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월과 2월 급여가 모두 연체됐다 지난 15일에야 1월분만 지급받았고, 퇴직금과 각종 수당, 학자금 지급도 몇 달째 중단됐다.

    현장근로자 60여명의 임금체불액만 5~6억원에 달하는 상태다.

    포스코 관계자는 "3월 작업비 7억5천만원 등 모든 작업비를 모두 지불했지만, 영일기업 채권자들이 가압류를 신청하면서 돈이 묶여 임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일기업 근로자들은 창업주 일가의 무책임하고 방만한 투자를 문제 삼고 있다.

    창업주 일가가 된장 제조업체인 ㈜죽장연을 만들어 무리하게 투자하면서 탄탄했던 기업이 휘청거렸다는 지적이다.

    노조 관계자는 "영일기업은 포스코에서 고정 일감을 받는 곳으로 창업주 일가의 욕심에 의한 무리한 투자만 아니었다면 여전히 외주파트너사 중에서는 가장 탄탄한 기업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금 체불로 인한 어려움이 커지자 결국 견디다 못한 근로자들은 최근 고용노동부 포항지청에 임금체불에 대한 진정을 내고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포항지청 관계자는 "현재 노-사 양쪽을 상대로 관련 조사를 벌이고 있고, 임금체불 사실도 어느 정도는 확인한 상태"라며 "체불이 최종 확인되면 기업에 시정을 지시하고, 지정기일까지 지급하지 않을 경우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영일기업 노조 관계자는 "창업주 일가의 욕심과 무리한 투자로 죄 없는 많은 근로자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다"며 "사측이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민형사상 소송에 나서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영일기업 관계자는 "기업이 어려워진 것은 철강경기 침체로 인한 물량 감소와 포스코의 4조 2교대 근무 도입으로 인한 직원 신규 채용 등의 영향이 컸다"면서 "남은 채무를 해결하기 위해 자본 차입을 준비 중이고, 매입의사를 보인 기업을 상대로 실사작업을 진행하는 등 임금체불을 하루빨리 해결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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