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의 조사를 받기 위해 21일 오전 삼성동 자택을 나와 서울중앙지검으로 향하는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서울 삼성동 자택을 나와 검찰로 향하는 길에 친박계 의원들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이 지난 12일 청와대에서 퇴거한 뒤 자택에 도착했을 때 마중 나와 도열했던 10명 안팎의 의원들이 소환돼 검찰로 향하는 길을 배웅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퇴거 당시엔 친박 '맏형' 서청원, '실세' 최경환, 윤상현‧조원진‧김진태‧박대출‧이우현‧민경욱 등 현역 의원들과 김관용 경북지사,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진박(眞朴‧진실한 친박) 인사들이 대거 나갔었다. 이들은 즉석에서 삼성동 비서진을 꾸리고 정무‧법률‧언론 등 각자의 전공 분야에서 박 전 대통령을 보좌하겠다는 뜻을 밝혀 '사저정치' 논란이 빚어졌다.
지적이 부담스러웠다는 듯 이날은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한때 윤상현 의원이 삼성동으로 향하고 있다는 첩보가 돌았지만, 현장에선 나타나지 않았다는 보고가 전해졌다.
지난 12일 서울 삼성동 박 전 대통령의 사저 앞에서 모인 친박 의원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마중 나갔지만 배웅 가지 않은 한 의원은 이날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정치인이 나서면 수사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고, 여러모로 삼성동에 가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털어놨다. 사정정치 지적에 대해선 "당시 즉석에서 그날에 한해 역할을 분담했던 것에 불과했다"고 부인했다.
이들은 앞으로도 정치적 활동을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향후 '삼성동 비서진'의 행보에 대해 "앞으로 서로 모일 일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사저정치 논란을 일으켰던 삼성동계는 출범 9일 만에 와해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탄핵 불복'으로 상징되는 진박의 목소리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 경선이 그런 사례다. 홍준표 경남지사가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비판한 바 있고, 컷오프를 통과한 김관용 지사와 김진태 의원, 이인제 전 의원 등은 강성 친박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