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후보 지지자 명단 조작의혹과 관련해 제주도선관위가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사진=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안희정 후보의 제주 청년지지자 명단이 조작됐다는 제주CBS 단독보도와 관련해 선관위가 조작 경위와 규모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는 안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발표된 제주 청년 1219명의 명단이 조작됐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당사자 동의없이 명단에 올라간 청년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제주CBS가 보도함에 따라 명단을 입수한 경위와 당사자 동의 여부를 확인한다는 것이다.
선관위는 우선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과 안희정 후보 캠프 관계자, 지지자에 이름을 올린 청년 등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선관위는 특히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지지 명단을 발표한 이성재(27) 전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대학생위원장을 직접 조사하기로 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이 전 위원장에게 출석 요구를 하기 위해 여러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며 출석요구서를 들고 직접 자택으로 찾아가 전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선관위는 또 제주CBS로부터 1219명의 명단을 확보해 조작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조사를 본격화했다.
지지자의 명단을 조작한 행위는 지난 2015년 12월 개정된 공직 선거법 제250조(허위사실공표) 3항의 적용을 받는다.
당내 경선 과정에서 특정인 또는 특정단체로부터의 지지여부에 대한 허위사실을 공표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고 규정한 것이다.
선관위는 선거법이 개정된 이후 지난해 4월 국회의원 총선거때 처음으로 적용됐다며 이번 안희정 후보 지지자 명단 조작의혹은 제주에서 해당 선거법 규정이 적용되는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선관위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안희정 후보 캠프와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이 명단 조작에 개입했는지도 조사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당원 개인의 일탈행위라며 도당과는 관련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만큼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후속조치도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안희정 캠프측도 명단 작성과 관련해 캠프 차원의 개입은 없었다며 선을 긋고 있다. 이에 앞서 이성재 전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대학생위원장은 지난 20일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주청년 1219명의 이름으로 된 안희정 지지 선언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제주CBS 취재결과 제주대학교와 제주한라대, 국제대, 관광대학의 졸업생과 재학생 등의 이름이 당사자 동의없이 무더기로 올라간 사실이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