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남도지사 (사진=지민수 기자/자료사진)
22일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진행된 자유한국당 '제19대 대통령후보자 선거 부산·울산·경남 비전대회'에서는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홍준표 경남지사의 뜨거운 지지 열기가 단연 두드러졌다.
이른 아침부터 행사장 근처에는 태극기 담요와 우산 등을 쓴 태극기 단체 참가자들로 북적였다. 하지만 행사장 안에서는 태극기를 들고 연호하는 이들은 극히 일부였다.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렸던 비전대회가 태극기 물결로 넘쳐났던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태극기 단체들이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 등 지도부에 야유를 쏟아내 행사가 차질을 빚었던 점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당 사무처는 당원 여부를 확인한 뒤 붉은색 비표를 나눠주며 철저히 출입을 통제했다.
3천여명의 책임 당원들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각 후보들에게 지지와 응원을 보냈다.
가장 큰 함성과 박수가 쏟아진 후보는 홍준표 경남도지사였다. 홍 지사는 "뇌물로 시작해 뇌물로 끝난 정권의 적폐를 생각하지 않고 새로운 뇌물 정권을 만들어보겠다는 것이 요즘 문재인 후보가 얘기하는 것"이라며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에게 날을 세웠다.
또 "바다이야기가 서민들의 돈을 훔쳐서 조단위의 돈을 모아갔는데 제가 알기론 이명박 정부 초기 시절 이 사건을 수사했다가 노 대통령이 극단적 선택을 하자 수사하지 않고 덮었다"며 "좌파들이 집권하면 이 모든 것이 묻혀버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지사는 "좌파 노조와 싸웠던 스트롱맨 홍준표처럼 이제는 강력한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자신이 차기 대선 후보의 적임자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친박계 김진태 의원은 "당의 대선 후보가 된다면 보수를 통합해 재건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63빌딩서 열린 비전대회에서 태극기 단체의 열렬한 지지가 쏟아졌지만 이날 태극기를 들고 김 의원을 응원하는 이들은 30여명에 불과했다.
김 의원은 "우리 당의 후보가 되면 분열된 보수를 통합해 재건하겠다"며 "태극기 시민들의 마음을 보듬어 당으로 끌어들여 보수의 기치를 확실하게 하고 보수를 재건하겠다"고 말했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시간 조사를 받고 새벽에 들어왔는데 이러다가 구속돼도 괜찮겠냐"며 목소리를 높였지만, 이에 호응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다른 후보들도 문재인 전 대표 때리기에 가세했다.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대한민국 정치 역사상 가장 더러운 부패사건이 바다이야기"라며 "수조원의 불법적인 돈이 정권으로 들어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희대의 부패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당시 노무현 정권 말기에 대검 강력부장이 수사계획을 세워서 보고했다"며 "총장이 청와대에 갔다 오더니 못하게 막았는데 그 당시 비서실장이 문재인이고 그 강력부장이 지금 한국당 현역의원"이라고 말했다.
김관용 경북지사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좌파정부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해 사퇴하면 나도 이 자리에서 대통령 후보를 사퇴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