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대선후보인 안철수 전 대표, 손학규 전 대표, 박주선 국회부의장 (사진=자료사진)
22일 국민의당 대선 주자들의 3차 합동토론회에서는 전문가들이 후보별로 집중 검증을 하는 방식이 도입돼 송곳 질문이 쏟아졌다.
안철수 전 대표에게는 주위에 사람들이 곁을 떠나지 않았느냐는 질문이 나왔고 손학규 전 대표에게는 당적을 옮긴 문제가 부각됐다. 민감하거나 정치적으로 아픈 부분에 대해 각 후보들은 때론 진솔하게 해명하거나, 확답을 피하는 모습도 보였다.
안 전 대표와 손 전 대표, 박주선 국회 부의장은 이날 목동 SBS 사옥에서 열린 SBS·KBS·MBC·YTN이 공동중계한 국민의당 3차 대선주자 합동토론회에서 초반부터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우선, 후보들은 주도권 토론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연대론'을 비롯해 개헌과 사드배치 등을 두고 맞붙었다.
박 부의장은 연대론에 부정적인 안 전 대표를 향해 "민주당의 지지율이 우리 당의 4배 이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연합해야 집권을 하고 집권 후에 국민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데 자강론만으로는 집권이 가능하겠느냐"고 자강론의 현실성을 지적했다.
이에 안 전 대표는 "폐쇄적 자강론이 아니다. 국민의당 창당 때부터 뜻을 함께하는 모든 분이 입당해 함께 공정하게 경쟁해 국민의당 중심으로 정권교체를 이루자고 말씀드렸다"면서 "우리 당의 입당을 막겠다고는 안했다"고 말해 당 대 당의 연대나 후보단일화는 없음을 분명히했다.
안 전 대표는 손 전 대표가 최근 대선 전 개헌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내년 지방선거때 하기로 입장이 바뀐 이유에 대해 추궁했다.
이에 손 전 대표는 시기를 놓쳤다는 점을 설명하며 "안 후보도 개헌에 상당히 소극적인 것으로 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대통령제의 폐해를 너무 봤기 때문에 기득권 패권제도를 이제 끝내야한다"면서 "현재로는 대통령이 6공화국 헌법에 의해 선출되지만, 그 대통령은 7공화국을 만들기 위한 대통령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안 전 대표는 "개헌은 반드시 해야 한다. 그런데 우선 국회에서 합의를 이뤄야 한다. 거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이후 국민 공론화 과정을 거치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사드 배치 문제를 두고 손 전 대표가 안 전 대표에게 반대에서 찬성으로 입장이 바뀐 이유에 대해 추궁하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의 백미는 한 사람당 15분간 진행된 '집중 검증' 시간이었다. 사회를 맡은 정관용 교수를 포함해 3명의 전문가가 후보별로 아픈 부분을 즉석에서 질문하고 후보들이 즉석에서 답했다.
우선, 안철수 전 대표를 향해 '5년 사이에 안철수의 사람들로 불렸던 인물들이 곁을 많이 떠난 것으로 알고 있다. 왜 그런 일이 발생했느냐'는 리더십에 관한 질문이 나왔다.
이에 안 전 대표는 "제가 부족한 탓이다. 처음 정치를 시작하면서 여러 미흡한 점이 많았다"고 인정하며 "한 정당을 만든 만큼 이제는 많은 인재와 함께 하고 싶다"고 답했다.
또한 '대통령이 되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실형을 받았을 경우 사면권을 행사하겠느냐'는 질문을 받자 "적법한 절차에 따라 하겠다. 삼권분립에 따라 적절히 행동하겠다"며 확답을 피했다.
이에 사회자가 명확한 입장을 재차 묻자 안 전 대표는 "가정이 너무 많다. 지금 실형을 받을지 어떨지 아직은 지켜봐야 하는 부분이다"며 "원칙론을 말씀드릴 수 밖에 없다"고 말을 아꼈다.
손학규 전 대표에 대해서는 탈당 문제가 언급됐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이길 가능성이 없어 보이니까 이 당으로 온 것 아니냐'는 질문에 손 전 대표는 "그렇지 않다. 한나라당에 그냥 있었다면 제가 대통령 후보도 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정치적 노선과 소신을 바꿨어야 된다"며 "저는 지금까지 정치를 하면서 노선과 소신을 바꾼 일이 없다"고 진정성을 호소했다.
이어 "제가 만든 더불어민주당은 대통합 야당이었다. 그런데 패권 세력에 의해 장악이 되고, 국민의당이 개혁세력으로 나왔다"며 "개혁세력의 중심으로 이루겠다는 생각에서 국민의당을 선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낮은 지지율에 대해서는 "손학규가 오랫동안 정치에 떠나 있어 사람들이 잊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지지율이 낮은 것은 충분히 인정한다"면서도 "그 사람이 무슨 삶을 살아왔나, 어떤 업적을 보여줬나, 어떤 미래를 보여주는가에 따라 판단을 할 것"이라며 경륜에 자신감을 보였다.
박주선 부의장은 '국회 부의장으로서 국회가 갖고 있던 위기를 극복하는데 어떤 리더십을 발휘했느냐'는 질문을 받고 "국회선진화법으로 대한민국 국회가 후진하고 있다. 의장단 일원으로서 이 점이 대단히 부끄럽게 생각하지만 헌법 개정으로 선진화법을 바꿈과 동시에 의장단이 효율적 국회운영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토론회는 다소 밋밋했던 1,2차와는 달리 패널들의 집중 질문으로 긴장감이 감돌았다. 특히 연대와 개헌 등 민감한 이슈를 포함해 후보들 개개인의 송곳 질문도 나와 후보들이 긴장하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를 끝으로 세 후보는 사흘 앞으로 다가온 호남 지역 경선 준비에 몰두할 예정이다. 25일로 예정된 광주전남 지역 경선이 사실상 결과를 좌우할 것으로 관측돼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