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선체 인양이 이뤄지고 있지만 일부 희생자 가족들은 선체 인양 모습을 차마 볼수가 없어서 416희망목공방을 찾았다.
세월호 선체가 차츰 모습을 드러내면서 진상규명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세월호가 해수면 6m까지 올라온 23일 오후 2시. 세월호 사고 희생자 안산합동분향소는 고요했다. 분향소를 지키던 유가족들 대부분 애타게 기다리던 선체 인양 현장으로 발걸음을 옮겼기 때문이다.
몇몇 추모객들이 유가족 대기실의 통제에 따라 합동분향소를 들어가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합동분향소 우편에 자리한 4.16희망목공방에서 故 김민수(단원고 2학년 7반)군 어머니와 민수 군과 같은 반 친구인 故 곽수인 양 어머니를 만났다. 두 어머니는 처참한 모습의 세월호 선체가 드러나는 모습을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어 목공방에 나왔다.
민수군 어머니 여종은 씨는 “선체 인양하는 모습을 도저히 볼 수가 없어서 목공방에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1073일 전 그대로의 시간을 사는 여종은 씨는 ‘오늘 따라 네가 너무 보고싶다고 생각했었는데 생각해보니까 너는 항상 보고 싶었다.’는 문장을 나무 시계에 새겨 넣었다.
애타게 기다리던 선체 인양이지만 희생자 가족들은 안도의 한숨 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수인 양 어머니 김명임 씨는 “세월호 참사 당시 진실이 다 밝혀지리라 생각했는데 세상은 그렇지 않았다”며, “종북 세력이냐 얼마나 더 돈을 받으려고 하느냐는 멸시에 너무 힘들고 지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체 인양 후 제대로 된 청문회가 이뤄져 진실이 밝혀졌으면 좋겠는데 솔직히 기대가 안된다”고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다.
안산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 옆에 위치한 개신교 예배실.
세월호 참사 후 목공방에서 희생작 가족들과 동고동락해 온 박인환 목사(화정감리교회, 안산시 단원구)는 “지난 3년동안 진상규명을 위해 힘썼던 희생자 가족들이 사람에 대한 신뢰를 잃어 버린 것 같다”며 안타까워 했다.
박 목사는 “유가족들은 선체 인양 된 배가 옮기는 과정에서 또 침몰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면서 “대선 후보들이 세월호 참사를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않고, 사명감을 갖고 진상규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기독교대한감리회 후원으로 2015년 7월 문을 연 416희망목공방에는 현재 10여 명의 희생자 가족들이 목공작업을 통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있다.
박인환 목사는 다음 달 10일 세월호 희생자 304명과 단원고 강민규 교감, 김관홍 잠수사를 기억하기위해 제작한 독서대 306개를 광화문 감리교본부 앞에서 전시할 계획이다. 기독교 최대 절기 가운데 하나인 부활절 고난주간에 세월호 희생자를 잊지않고 기억하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