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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도심 속 불길 16일째…지하구조 정밀조사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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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 도심 속 불길 16일째…지하구조 정밀조사 '절실'

    포항 인근 석유 매장 가능성 높은 '신생대 제3기층' 분포…가능성 확인해야

    23일 포항시 남구 대잠동 성모병원 인근의 '옛 포항역-효자역' 구간 폐철도부지 공원화사업장에서 발생한 불길 모습. (사진=문석준 기자)

     

    포항의 도심공원 조성 현장에서 땅속 200m 아래에 묻혀 있던 가스가 분출되면서 발생한 불길이 16일째 이어지고 있다.

    당초 예상보다 오랜 시간 불길이 지속되면서 매장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포항지역의 지하구조에 대한 정밀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3일 오후 포항시 남구 대잠동 성모병원 인근의 '옛 포항역-효자역' 구간 폐철도부지 공원화사업장.

    10m높이의 흙더미 위에서 불길이 1~2m 가량 치솟고 있다.

    지난 8일 관정을 뚫기 위해 천공기를 이용해 지하 200m까지 시추하던 중 폭발과 함께 화염이 발생한 곳이다.

    전문가들은 지하에 매장된 천연 바이오 메탄가스가 천공기의 불꽃과 만나 불이 붙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생대 3기층인 포항과 인근지역은 1천500만년 전에는 깊은 바다였던 곳으로 바다생물과 각종 유기물이 진흙과 함께 퇴적돼 있다 분해되면서 자연적으로 메탄가스를 생성했고, 땅 속에 묻혀 있던 가스가 천공기 불꽃으로 인해 불이 붙었다는 설명이다.

    관계기관이 가스를 채취해 1차 성분분석을 실시한 결과 메탄가스가 90%이상을 차지했고, 에탄올 성분이 나머지 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포항시 관계자는 "성분 분석 결과 황을 비롯한 다른 불순물은 거의 검출되지 않은 순도가 아주 높은 가스였다"면서 "추가 정제 없이도 취사용이나 난방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불길이 16일째 이어지면서 정확한 매장량과 경제성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지만 아직 정밀 조사는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불이 완전히 꺼지지 않은 상황에서 정밀 조사를 벌일 경우 위험한 상황이 닥칠 수 있고, 불을 강제로 끄고 조사할 경우에는 많은 장비와 비용이 소모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포항시는 조만간 불길이 완전히 수그러들면 조사에 들어가기로 하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지질자원연구원 관계자는 "일주일 전부터 분출되는 메탄가스에 지하수가 섞여서 분출되고 있고, 초기와 비교해 불꽃의 크기도 많이 축소됐다"며 "정확한 시기를 예측할 순 없지만 지하에 매장된 가스가 상당히 고갈된 건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포항과 인근지역의 지하구조에 대한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포항을 비롯한 주변지역은 천연가스와 석유 매장 가능성이 높은 신생대 제3기층이 넓고 두껍게 분포하는 지역인 만큼 상업화가 가능할 정도의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포항은 1960년대 유전이 있다는 설이 제기됐고, 70년대에는 시추를 통해 석유가 나왔다는 해프닝까지 있었다.

    포항시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지역의 지하구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포항과 인근지역에 대한 지질조사를 장기적 과제로 설정하고 관계기관과 다양한 협의를 벌이고 있다"면서 "광범위한 지질조사는 많은 예산과 인력, 장비가 필요한 만큼 차근차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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