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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5대 수반 '친중파' 캐리람 당선, 중국 선거개입 논란 확산되나

아시아/호주

    홍콩 5대 수반 '친중파' 캐리람 당선, 중국 선거개입 논란 확산되나

    • 2017-03-26 14:50

    중국의 노골적 지지 업은 캐리람 당선, 일국양제 위반 논란 확산

    (사진=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26일 열린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서 중국이 적극 지지했던 친중(親中)파 캐리 람((林鄭月娥·59·여) 전 홍콩 정무사장이 승리했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 매체들은 람 전 사장이 772표를 얻어 앞으로 5년 동안 홍콩 특별행정구를 이끌 5대 수반에 당선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날 오전 9시(현지시간) 홍콩 컨벤션전시센터에서 진행된 행정장관 투표에서 유일한 여성 후보였던 캐리 람은 1194명의 선거위원들 가운데 과반인 601표를 넘으면서 300여표를 얻은 존 창(曾俊華) 전 재정사 사장을 여유 있게 누르고 행정장관에 선출됐다.

    당선된 람 후보는 오는 7월 렁춘잉 행정장관에 이어 행정장관에 정식 취임하게 되며, 최초의 여성 행정장관으로 기록되게 됐다.

    선거 전부터 중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캐리 람의 일방적인 승리였다.

    캐리 람은 38년 이상 공직에 헌신한 엘리트 관료 출신으로 한 때 홍콩 시민들의 높은 지지를 받았지만 '우산혁명' 당시 시위대에 대한 강경조치로 일관하면서 중국 정부의 호감을 사게 됐다.

    우산혁명은 지난 2014년 9월 홍콩에서 일어난 민주화 시위로, 행정장관 직접선거 요구를 당국이 외면한 것을 계기로 대학생 등이 주축이 돼 79일 간 이어졌다.

    최근 중국 권력서열 3위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홍콩 최대 부호 리카싱(李嘉誠) CK허치슨홀딩스(長江和記實業) 회장 부자에게 람 후보를 지지할 것을 요구하는 등 중국 정부가 앞장 서서 람 후보 지지를 천명해 왔다.

    행정장관 선거위원으로 투표권을 가진 리 회장은 애초 존 창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장 위원장의 권고를 들은 뒤 람 후보 지지로 선회했다.

    여론 조사 등에서 홍콩 시민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은 존 창 후보는 끝내 간접선거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미국에서 성장했다는 친미(親美)적 요소가 중국 정부의 심기를 건드린 것으로 보인다.

    홍콩 자치와 민주주의를 중시하는 범민주파는 중국이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 노골적으로 개입하면서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원칙을 위배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어 선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우산혁명 강경대응의 공로자인 캐리 람이 홍콩 행정수반으로 당선되고 대중들의 지지를 얻은 존 창이 탈락하면서 홍콩 내부의 직선제 요구가 다시 불붙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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