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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이나 만나지 못한 가족 이젠 만지고 안을 수 있도록..."



종교

    "3년이나 만나지 못한 가족 이젠 만지고 안을 수 있도록..."

    개신교 등 종교인들 미수습자의 온전한 수습 위해 기도예식

    26일 전남 진도군 사고해역 인근에서 반잠수식 선박으로 옮겨진 세월호가 선체 전부가 수면위로 부양된 상태로 목포함으로 이동 준비를 하면서 선내의 해수와 잔존유를 빼내고 있다. <2017 0326 진도=사진공동취재단> 황진환기자

     

    세월호가 목포신항으로의 마지막 항해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미수습자 9명의 온전한 수습을 기원하고 그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한 종교행사가 열린다.

    개신교와 천주교, 불교, 원불교 종교인들은 미수습자 가족들과 함께 28일 오전 11시 세월호 인근 해상에서 4개 종단별 종교예식을 치를 예정이다.

    개신교 오현선 호남신대 교수와 천주교 민세영 진도본당 신부, 불교 지상스님, 원불교 장형일 광주전남교구 사무국장 등이 참석한다.

    오현선 교수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난 2014년 8월 세월호 미수습자들이 모두 돌아오길 기원하며 팽목항~안산 도보순례에 나서는 등 지금까지 꾸준하게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과 연락하며 격려와 위로를 전해왔다.

    오교수와 함께 참여하는 조원식 목사(진도 신진교회)도 참사 직후 실종자 수색작업을 돕기 위해 팽목항에서 자원봉사활동을 벌여왔다.

    오현선 교수는 세월호의 남은 미수습자 9명을 찾아 그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그 가족들을 위로해주시길 기도할 예정이다.

    오현선 호남신대 교수가 미수습자들의 온전한 수습을 위한 기도문을 작성했다. 오 교수는 28일 오전 11시 세월호 인근 바다에서 개신교 기도예식을 가질 예정이다.

     

    ※다음은 오현선 교수의 기도문 전문이다.

    2014년 4월 16일 깊은 바다를 가르며 춥고 어두운 맹골수도로, 세월호 속으로 가시어 지금도 조은화, 허다윤, 남현철, 박영인, 고창석, 양승진, 권재근, 권혁규, 이영숙 님과 함께 하시는 하나님!

    한 없이 탐욕스럽고 비겁하여 1000일 이상 바다 속에 9명을 두고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우리의 죄를 용서하소서!

    은화 엄마의 피울음을, 다윤 엄마의 혼절하는 슬픔에 기대어 세월호 참사를 적당히 슬퍼하며, 9명의 이름을 적당히 기억하며 살아온 우리를 용서하소서!

    이제 우리는 침몰했던 세월호를 만납니다. 세월호 속에 갇혀 있던 마지막 9명을 찾도록 도우소서. 하나님 당신을 만나도록 도우소서.

    그래서 가족을 소풍 보내고, 일하러 보내고, 여행 보낸 채로 3년이나 만나지 못한 가족들이 사랑하는 자신들의 딸, 아들, 동생, 조카, 남편, 엄마를 만나고, 만지고, 마침내 안을 수 있도록 인도하소서.

    청운동에서, 광화문에서, 홍대 앞에서, 강남에서, 안산에서, 진도에서, 팽목항에서, 맹골수도에서, 거리 곳곳에서 울며 호소하고 탄원하여 아홉 사람을 찾는 인양을 위해 몸부림한 가족들의 기도와 바람을 돌보소서. 그들이 여기 있으니 위로하소서. 안아주소서.

    죽음의 세력을 물리치며 생명, 평화, 정의, 부활의 주로 오시는 하나님! 목포 신항으로 가는 길에도 함께 하소서. 9명울 품고 아픔으로, 사랑으로, 희망으로 오소서!

    세월호를 건져 신항으로 가는 길에 우리도 우리 자신의 탐욕을 묻고, 정의로 돌아서게 하소서.

    가족을 만나는 인양으로 눈물이, 희생자의 고통과 억울함이 진실과 빛과 새명으로 이어지게 하소서.

    미수습자 9명과 함께 하시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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