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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민심 다룬 KBS '광장의 기억', 왜 방송 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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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촛불민심 다룬 KBS '광장의 기억', 왜 방송 못하나?

    노조·PD협회 반발… 사측 "제작지시 내린 바 없어"

    촛불민심을 다룬 'KBS스페셜-광장의 기억(가제)'이 편집까지 완료됐는데도 제때 편성되지 않아 내부에서 반발이 나오고 있다. (사진=김수정 기자)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진 '촛불정국'을 다룬 KBS스페셜 '광장의 기억'(가제)이 석연찮은 이유로 방송되지 않아 내부에서 반발이 나오고 있다.

    KBS PD협회(협회장 류지열)와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성재호, 이하 새노조)를 비롯해 KBS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KBS는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를 다루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었다.

    KBS PD협회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그동안 소극적으로 다뤄왔다는 문제의식에서 지난해 말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고, 현안을 제대로 다뤄보자고 문제제기를 했다. 중간 간부들도 문제의식에 동의해, PD협회 내에서는 자율적 TF를 꾸려 'KBS스페셜'에서 관련 프로그램을 제작 중이다.

    TF 구성 이후 지난달 11일 '블랙리스트', 이달 11일 '제18대 대통령 박근혜, 탄핵'이 각각 방송됐다. '광장의 기억'은 이 뒤를 이어 나가도록 준비되었다는 게 내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탄핵'과 '촛불민심'이라는 두 가지 아이템이 동시에 진행됐고, '광장의 기억'의 경우 취재기간만 5개월에 달했다.

    제작진은 제작과 편집을 마치고 편성만을 기다렸지만 '광장의 기억'은 언제 방송을 낼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태다. 이에 새노조와 KBS PD협회는 29일, 28일 각각 성명을 내어 '광장의 기억'을 당장 방송하라고 촉구했다.

    새노조는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전원의 찬성으로 국정을 농단하고 헌정을 유린한 대통령을 파면했다. 그 사이 국민들은 광장에 함께 모여 무너진 정의와 민주주의를 되찾자며, 박근혜를 파면하라며 촛불을 들었다"며 "공영방송 종사자라면 반드시 담아야 할 역사의 현장이며 그 의미를 되짚어봐야 하는 최고의 다큐멘터리 소재인데 왜 방송을 내지 못하는가"라고 반문했다.

    헌법재판소가 만장일치로 박근혜 대통령을 파면한 다음날인 지난 1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폭죽을 터뜨리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새노조는 "최근 고대영 사장이 제작본부와 방송본부의 간부들에게 특정 프로그램들과 아이템을 직접 거론하며 '편향적'이라느니 '포퓰리즘'이니 '야당의 아젠다가 아니냐'는 식의 간섭과 통제를 시시때때로 하고 있다는 소문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만일 이런 소문이 사실이라면 이번 '광장의 기억' 불방도 이런 고대영식 통제의 결과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공유하는 '광장의 기억'은 현재진행형이다. 만일 제때 방송하지 않는다면 이번 불방사태는 지난 9년의 KBS 불공정방송 역사 속에서 가장 상징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KBS PD협회 역시 "(불방 이유에 대해) 비공식적으로 확인해 본바 방송을 망설이는 주된 이유가 다가오는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끼칠까 우려된다는 것이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쓸데없는 기우이자 지나친 오지랖"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방송이 박근혜가 대통령직에서 파면당하고 조기대선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기획된 것이 아니란 것을 누구보다도 관리자들이 잘 알 것이다. '광장의 기억'은 벌써 방송이 나갔어야 했다. 방송 시점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쓸데없는 잡음만 커질 뿐이다. 조속히 방송편성을 하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반면 KBS 측은 '제작 지시를 내린 적 없다'고 맞서고 있다. KBS 측은 30일 "촛불 민심은 지난해 11월과 12월, 올해 1월까지 KBS 스페셜, '다큐멘터리 3일', '추적 60분', '명견만리'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차례 시의성 있게 방송했다"며 "제작진이 방송을 요구하는 '광장의 기억'에 대해 제작 책임자는 제작 지시를 내린 바가 없다"고 밝혔다.

    KBS 측은 "다만 PD가 역사적 기록과 다른 프로그램에 활용하기 위해 촬영을 요청해 승인했던 사항이다. 그런데 1월 말 제작진이 기록한 영상을 토대로 방송을 요청해 와, 대선이 끝나는 5월 중에 제작하도록 지시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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