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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전령사=벚꽃'…진달래·개나리 잊혀진다

문화 일반

    '봄의 전령사=벚꽃'…진달래·개나리 잊혀진다

    • 2017-04-03 08:06

    벚꽃, 보고·듣고·마시는 문화아이템으로 진화

     

    날이 풀리고 본격적인 나들이 계절이 돌아오면서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잎'을 찾아다니는 벚꽃족의 마음에도 봄바람이 불고 있다.

    봄의 전령사 노릇을 했던 개나리와 진달래는 벚꽃에 그 자리를 내준지 오래다.

    일본의 대중문화가 금기시되던 시절만 해도 벚꽃이 일본 문화의 상징으로 취급돼 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었지만 이제 벚꽃은 보고, 듣고, 마시는 다양한 문화아이템으로 진화해 사람들에게 거리낌 없이 소비되고 있다.

    3일 인공지반 기반 빅데이터 분석업체 다음소프트가 2015년부터 지난달 30일까지 블로그(6억1천951만건), 트위터(99억2천360만건), 뉴스(3천900만건)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16년 기준 벚꽃 언급량(214만3천174건)은 다른 봄꽃인 개나리(12만7천264건), 진달래(21만264건)보다 10배 이상 많다.

    다른 봄꽃보다 벚꽃의 인기가 높아진 이유는 벚꽃만이 주는 특유의 감성 때문이다.

    개나리와 진달래 관련 감성 키워드 1위는 각각 노랗다(851건), 붉다(382건)로 색에 대한 표현이다.

    이와 달리 벚꽃 관련 감성 키워드 1위는 예쁘다(1만7천498건)며, 사랑(9천784건), 좋다(5천992건), 아름답다(4천873건), 보고 싶다(2천595건), 설레다(1천951건) 등 감성을 자극하는 단어들이 많이 등장했다.

    다음소프트는 "벚꽃이 단순히 예쁜 꽃이라는 이미지를 넘어서 흩날리는 이미지, 아련함, 설렘, 사랑의 이미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벚꽃에 대한 온라인 언급량은 전국 벚꽃 개화 시기가 몰려있는 4월에 가장 많다. 지난해 4월 온라인에서 언급된 벚꽃 단어는 90만건에 이른다.

    올해 1∼3월 벚꽃 언급량은 각각 10만1천505건, 26만283건, 57만8천180건으로 매월 전월 대비 2배 이상씩 늘어나는 추세다.

    단풍철인 지난 10월에는 특이하게도 벚꽃 언급량이 평년 같은 달 언급량의 5배 수준인 10만4천203건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0월 말 최순실 태블릿PC 관련 보도가 등장한 후 대통령 탄핵으로 '벚꽃대선'이 예상된다는 반응에 따른 것이다.

    눈에 띄는 벚꽃 관련 언급어는 '중간고사'(3천359건)다. 벚꽃이 중간고사 기간에 만개하는 탓에 벚꽃을 마음 놓고 구경하지 못하는 대학생의 안타까운 마음이 온라인에서 자주 언급되기 때문이다.

    다음소프트는 "최근 온라인에서는 '벚꽃의 꽃말은 중간고사'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벚꽃이 개화한 이후인 2016년 2분기(4월∼6월) 동안 벚꽃과 함께 언급된 장소를 살펴보면 여의도(2천50건)와 일본(1천548건)이 1,2위를 차지했다.

    일본이 벚꽃 관련 장소 2위로 언급된 이유는 일본이 벚꽃 여행의 성지로 불리며 '원조 벚꽃'을 보기 위해 아예 일본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벚꽃놀이를 가지 못하는 사람들은 물품을 구매하거나 음식을 먹고 마시고, 노래를 들으며 아쉬움을 달랜다.

    2016년 벚꽃과 함께 언급된 제품을 살펴보면 우산(1천803건), 스벅(스타벅스의 줄임말, 1천199건), 맥주(721건)가 상위권을 차지했는데 모두 벚꽃을 이용한 한정판 제품, 음료와 관련이 있거나 특정 지역에서만 살 수 있는 기념품이다.

    대표적 벚꽃 노래인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은 올해 처음으로 지난 2월 28일 멜론차트 100위권에 올해 다시 진입했다. 벚꽃엔딩이 6년째 봄만 되면 인기노래 순위에 이름을 올리자 누리꾼들은 이 노래를 '봄 캐럴', '벚꽃 연금', '벚꽃 좀비'라고 부를 정도다.

    봄꽃의 대명사로 자리를 굳힌 벚꽃의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소프트는 "사람들이 나들이를 가거나 여유가 없어 나들이를 가지 못하면 벚꽃이 그려진 제품을 사서라도 저마다 벚꽃 시즌을 즐기고 있다"며 "앞으로 봄의 여왕으로 벚꽃의 인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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