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가 3일 제주를 찾아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들이 경선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한 가운데 적폐청산과 과거사 진상규명을 위한 진보진영 후보로의 정체성을 확실히 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해 "지난 5년 전 대선 당시 4·3평화공원에 왔을 때 이름 없는 위패를 보면서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난다. 대통령이 되면 내년 70주년 추념식 행사에 반드시 참석하겠다"고 약속했다.
안 전 대표는 추념식 참석을 위해 미리 예정된 경선 일정을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안 전 대표는 "유족 배·보상 문제 등 4·3 관련 사항을 공약으로 제시하겠다"며 "4·3은 평화의 소중함 일깨우는 산 역사다. 제 모든 능력을 다해서 평화로 가는 길을 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안 전 대표는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를 지낼 당시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한 바 있다.
안 전 대표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연대·연합설에 선을 그으며 진보 후보로의 정체성을 부각하려 하고 있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보수 진영에서 제기하는 연대·연합론에 흔들리지 않고 국민만 보고 우리의 길을 갈 것"이라며 "누구에게도 빚을 진 적이 없는 안 전 대표야 말로 적폐청산과 정권교체의 적임자임을 야권 지지자들에게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전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의 대선 주자들은 서울에서 열린 마지막 경선 일정 때문에 4·3 추념식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다. 대신 각 후보측은 일제히 추모 논평을 내고 진상 규명을 약속했다.
(사진=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페이스북 캡처)
문 후보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제주도민의 분노와 고통, 그리고 강요당한 침묵의 역사는 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 자격으로 최초로 사과하고 추모제에 참석함으로써 진실과 명예회복을 향한 첫걸음을 뗐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오늘 참석하지 못하지만 마음은 희생자, 유가족과 함께 있다"며 "정권교체를 이루고 내년 추념일에는 대통령의 자격으로 기념일에 참석하겠다"고 강조했다.
제주 4·3사건은 1947년 3월 1일 경찰의 발포 사건을 기점으로 1948년 4월 3일에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