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수도권 경 선(강원·제주 포함)에서 문재인 후보가 정견발표를 하던 모습이다. (사진=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당의 대선후보로 확정되면서 본격적인 검증대에 올랐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국민의당 등은 문 후보의 아들 준용씨의 한국고용정보원 취업에 대한 특혜 의혹에 집중해 연일 총공세를 벌이고 있다. 심각한 청년실업난으로 취업 문제에 대한 여론이 특히 민감하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정준길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4일 "문재인 후보의 아들이 채용공고 기간 내에 응시자가 제출할 서류를 접수하지 않았을 것으로 의심 가는 객관적 정황 및 자료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대변인은 "고용정보원 채용 공고 기간은 2006년 12월 1일에서 6일 사이인데, 후보 아들이 작성한 응시원서 일자를 보면 (12월 11일을) 12월 4일로 고친 흔적이 역력하다"면서 공고 기간 이후에 서류를 제출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상태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도 이날 "이회창 아들의 병역비리, 최순실 딸의 입시비리처럼 문재인 후보의 아들 취업비리는 굉장한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라면서 "우리 당 관계자들이 그러한 제보를 받고 조사를 해보니까 상당한 신빙성 있는 내용들이 있다"고 말했다.
문 후보 측은 "정당한 절차에 의한 채용이었고, 규정에 위반된 바가 전혀 없다"며 강경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문 후보 측 권혁기 부대변인은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이명박‧박근혜 정부 10년 동안 정부 감사와 국정감사를 통해 특혜가 없다는 것을 본인들이 검증했으면서도 대선이 임박하자 이런 점을 모른 척 하면서 문 후보와 준용씨에 대해 정치적 공세를 펴는 것"이라고 밝혔다.
권 부대변인은 이어 "허위사실로 가짜뉴스를 생성한 것에 대해서는 엄중한 법적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후보도 지난 2일 기자들을 만나 "2007년부터 10년 넘도록 뻔히 밝혀진 사실을 뭔 계기만 되면 또 하고 또 하고 언제까지 이렇게 되풀이할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이제 좀 그만하자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선두를 지키며 '대세론'을 구가해온 문 후보인 점을 감안하면 대선이 임박할수록 아들 취업 특혜 의혹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특히 청년 취업절벽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하면, 문 후보 측의 해명이 불명확할 경우 역풍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문제는 2007년 노동부가 고용정보원에 대해 실시한 감사보고서를 제외하고는 당시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관련 자료는 대부분 폐기됐다는 점이다.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자료가 부재한 현실은 역설적으로 의혹 제기를 더 거세게 할 수도 있다.
권 부대변인은 "관련 자료가 남아 있어 특혜 채용이 없었다는 진실이 규명되면, 거짓 의혹이나 공세가 중단될 수 있을 텐데 고용정보원 내부규정상 자료보관기간(10년)이 지나 자료가 폐기돼 우리가 더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보수정권이 지난 10년 동안 야권 대선후보인 문 후보에게 작은 생채기라도 있다면 그냥 뒀겠냐. (문제가 없다고) 다 입증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마치 새로운 것처럼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