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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가드 왕국 삼성 이대로 무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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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들리는 가드 왕국 삼성 이대로 무너지나

    프로농구 6강 PO 탈락 위기…안정된 운영·크레익과의 조화 되찾아야

    서울 삼성의 이상민 감독(사진 오른쪽)과 주희정 (사진 제공=KBL)

     


    2016-2017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막판까지 상위권 경쟁을 펼쳤던 서울 삼성이 지금은 포스트시즌 탈락 위기에 놓여있다. 김지완의 활약을 앞세운 인천 전자랜드의 저력이 삼성을 궁지에 몰아넣다고 볼 수 있지만 더 큰 문제는 내부에 있다. 스스로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은 4일 오후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6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인천 전자랜드에 78-86으로 졌다. 이상민 삼성 감독은 경기 후 "실책으로 자멸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속공 기회에서 실책이 많았던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삼성의 3차전 실책 개수는 18개로 14개를 기록한 전자랜드보다 많았다. 경기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삼성은 실책 때문에 흥했다가 실책 때문에 무너졌다.

    삼성은 1쿼터까지 22-17로 앞섰다. 전자랜드는 1쿼터에 6개의 실책을 범하며 흔들렸다. 삼성은 전자랜드의 실책으로 얻은 공격 기회에서 11점을 생산했다. 실책을 범하면 혼란 속에서 수비로 전환해야 하기 때문에 상대에게 쉬운 공격 기회를 줄 가능성이 높아진다.

    만약 1쿼터가 끝나고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과 인터뷰를 했다면 그가 실책 때문에 자멸했다는 말을 했을 것이다.

    후반전에는 정반대의 양상을 보였다. 전자랜드는 삼성의 실책에 편승해 12점을 뽑아냈다. 삼성의 실책 과정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삼성은 다소 무리하게 공격을 전개하다 실책을 범할 때가 많았다. 어이없는 패스 미스에 이상민 감독이 고개를 푹 숙이는 장면이 여러차례 나왔다.

    과감한 플레이와 무리한 플레이는 한끗 차이다. 경기 흐름에 맞춰 조절해야 한다. 삼성은 3쿼터 초반 이후 전자랜드에게 흐름을 넘겨줬다. 전자랜드는 집중력 높은 수비 압박을 바탕으로 경기 양상을 반전시키고 있었다. 삼성이 보다 침착하게 경기를 운영했어야 하는 시간이었다.

    앞서 2쿼터는 삼성에게 점수차를 벌릴 수 있는 기회였다. 마이클 크레익의 부진이 아쉬웠다. 크레익은 2쿼터에만 실책 4개를 범했다.

    이상민 감독은 전반전이 끝나고 크레익에게 쓴소리를 남겼다. 이상민 감독은 "크레익 혼자 전반전에만 15번 공격을 시도했다. 나머지 선수들은 공격을 할 기회가 없었다. 제임스 켈리를 의식했는지 공격 횟수가 너무 많아 다른 선수들을 살리지 못했다. 농구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5명이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크레익은 3쿼터 들어서도 효율적이지 못했다. 5개의 슛을 던져 1개 성공에 그쳤다. 전자랜드가 상승세를 탈 때 삼성 가드들은 차분하게 경기를 끌고가지 못했다. 삼성은 3쿼터에 야투 18개를 던져 5개 성공에 그쳤다. 크레익도 도움이 안됐다.

    물론, 후반전 들어 전자랜드의 탄탄한 수비가 돋보였다. 5스틸 3블록슛을 기록한 커스버트 빅터의 활약이 알짜였다. 김지완은 3쿼터에 승부를 뒤집은 원동력을 묻는 질문에 "간단하다. 수비와 리바운드다. 켈리는 워낙 공격력이 좋은 선수이지만 선수들과 약속한대로 수비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상대 수비가 갑자기 강해졌을 때, 경기 흐름이 넘어갔을 때 분발해야 하는 포지션이 바로 가드다. 삼성은 전통적으로 가드 왕국이라 불리는 구단이다. 지금도 김태술과 주희정이 버티고 있고 대학 시절 정상급 가드라는 평가를 받았던 천기범도 있다. 그러나 삼성의 3쿼터 경기력은 안정감과 거리가 멀었다. 추격에 나섰던 4쿼터 역시 마찬가지다.

    삼성은 후반 공격수 4명과 수비수 1명이 맞서는 쉬운 속공 기회에서 득점을 올리지 못하기도 했다. 이처럼 기록지에 남지 않은 실수도 적잖았다. 안정된 경기 운영의 부재가 두고두고 아쉬웠던 이유다.

    삼성의 과제는 명확하다.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버티는 골밑은 강력하고 문태영, 임동섭도 컨디션이 좋다. 침착하고 차분하게 경기를 운영해 5대5 세트오펜스를 잘 살리기만 해도 전자랜드로서는 부담이 커진다.

    또 삼성은 정규리그 막판 개인 플레이에 심취했던 크레익이 어떻게든 팀 플레이를 펼치도록 유도해내야 한다. 그것 역시 코트의 사령관이자 컨트롤 타워인 가드가 해야 할 역할이다. 특히 베테랑들의 어깨가 무겁다. 삼성은 승리를 거둔 1차전을 포함해 3경기 내내 전자랜드보다 실책 개수가 더 많았다. 가드 왕국의 부활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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