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5일) 오후 10시 첫 방송되는 KBS2 새 수목드라마 '추리의 여왕 (사진=KBS 제공)
KBS2 새 수목드라마 '추리의 여왕'(연출 김진우, 극본 이성민)은 그동안 없었던 '생활밀착형 추리'를 표방하는 작품이다.
경찰이 되고 싶었지만 현직 검사인 남편의 반대로 꿈을 접어야만 했던 유설옥(최강희 분)은 사실 남다른 관찰력과 추리력을 지닌 '추리의 여왕'이다. 법보다 주먹이 앞서는 '하드보일드' 형사지만 알고 보면 경찰대 수석 입학·졸업 기록을 남긴 엘리트 형사 하완승(권상우 분)을 만나면서 설옥은 '사건 현장'에 발을 들이게 된다.
숱한 경험과 직관을 중시하는 완승은 겉으로 보기에는 모호해 보이는 '추리'를 시도하는 설옥을 못마땅해 하지만, 둘은 티격태격하면서도 끝내 '공조 파트너'가 되어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는 것이 이야기의 큰 줄기다.
사실 '추리물'은 드라마 팬들에게 더 이상 새로운 장르가 아니다. 오히려 너무 자주 나와서 물리는 쪽에 가깝다. OCN은 개성 있는 장르물만으로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고, 국내에도 'CSI 시리즈'나 '셜록 시리즈'가 일찍부터 방영돼 시청자들의 눈높이는 충분히 높아진 편이다.
3일 오후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김진우 감독은 '추리의 여왕'이 기존 추리물, 즉 정통 장르물과는 조금 다른 작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배우들과 처음 미팅할 때, 'CSI'나 '시그널'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정말 비범한 인물이 나타나서 수수께끼를 풀어내는 것은 아니"라며 "일상성이 있는 추리물"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풍자나 해학이 있다 보니까 자칫 코미디에 방점을 둔 것으로 보일 수 있는데, (시청자들의) 접근 가능성을 편하게 만들었다고 봐 주시면 좋을 것 같다"며 "사건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케이스가 아니다. 다만, 등장인물들이 어깨에 힘주고서 사건을 해결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서 실감할 수 있듯 '추리의 여왕'은 여러 가지 요소가 배합되어 있는 작품이다. 열혈 경찰 완승 역을 맡은 권상우의 액션 연기가 시선을 사로잡았고, 사소한 단서를 가지고 명민한 추리를 펼치는 최강희는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두 사람의 '아웅다웅 케미'도 관전 포인트다.
김 감독은 "16편을 아우르며 크게 가지고 가는 케이스가 있고, (동시에) 에피소드 플레이를 한다. 또 버디무비 느낌도 담겨있고 멜로가 있으면서, 사건은 잔인무도하다. 이렇게 색이 다른 것들이 한데 어우러져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지점을 찾으면 그것이 시청자들의 재미 포인트가 아닐까"라며 "해학과 유머, 수수께끼 추리 등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극중 설옥은 검사 남편을 둔 유부녀이고, 완승 역시 자신과의 결혼에 집착하는 정지원(신현빈 분)이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두 사람 간의 '멜로'는 어떤 식으로 다뤄지는 것일까.
김 감독은 "우리 드라마에서는 지원과 완승의 멜로가 있긴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멜로는 '설렘과 긴장'이다. 설옥과 완승은 (서로) 멜로를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는 않지만, 투닥거리고 치고받고 하는 앙숙 케미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의 멜로를 얘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리의 여왕'은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고수한 '김과장'의 후속작이다. 이에 대한 부담은 없느냐는 질문에 김 감독은 "'김과장'이 선전해서 좋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원래 전작에 대한 부담이 없는 편이다. 마지막까지 연기자 분들과 스태프 분들이 서로한테 행복한 작품으로 남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 추리물을 통 보지 않는 주연배우들, '믿고 출연한 이유'?
지난 3일 오후, KBS2 '추리의 여왕'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배우 이원근, 신현빈, 최강희, 권상우 (사진=황진환 기자)
제목에서부터 드러나는 '추리물'인 '추리의 여왕' 주연배우들은 막상 추리라는 장르를 좋아하거나 즐겨보는 위치가 아니었다. 설옥 역의 최강희도 완승 역의 권상우도 마찬가지였다.
권상우는 "저도 추리물을 별로 안 좋아하는 편인데, 우리 드라마는 기존에 나와 있거나 지금도 많이 방송 중인 추리물과 분명 차별화되는 건 있는 것 같다. 사건이 잔인한 드라마는 많지만 ('추리의 여왕'은) 사람들의 교감을 따뜻하고 유쾌하게 풀어간다"고 말했다.
또한 권상우는 "대본을 보통 4개(4회 분량) 정도 본다. (4회까지는 좋았다가) 용두사미되는 경우도 있지만, 저희는 추리물이어서 사건과 전체적인 틀이 끝까지 있어서 이 정도 완성도라면 16부작까지 잘 갈 수 있으리라는 판단이 있었다"고 전했다.
최강희도 "흐지부지 안 되고 사건별로 (이야기가) 갈 수 있다는 것에 안심이 된다. (대본이) 참신하다는 말에도 공감한다"며 "좀 시끄러운 드라마가 되었으면 좋겠다. 복작복작 많은 이야기가 되었으면 한다. 많이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저희 드라마가) 가지고 있을 때 아끼는 장난감 같은 느낌이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보면) 기분이 벅차오르거나 자기 사연들이 생각나는…"이라며 "너무 힘주지 않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들고 있었는데 처음 기대했던 게 잘 표현되는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KBS2 새 수목드라마 '추리의 여왕'은 오늘(5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