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의원 (사진=이언주 의원 블로그)
대선 경선을 마치고 본선 대비에 분주해야 할 더불어민주당이 술렁거리고 있다. 탈당한 김종인 전 대표가 대선 출마 선언을 하며 문재인 후보를 비판한 당일 수도권 재선인 이언주 의원의 탈당과 국민의당 입당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여론조사상 안철수 후보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아 당내 추가 움직임이 있을지 안팎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경기도 광명을에 재선인 이언주 의원이 오는 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 탈당과 함께 국민의당 입당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비주류로 당내 친문재인 패권을 지적해온 대표적 의원으로 꼽힌다.
이 의원은 탈당을 앞두고 5일 점심에 박지원 당 대표와도 오찬을 함께 하며 입당 여부를 논의하기도 했다.
이 의원의 탈당은 총선 이후에 손학규 전 대표의 정계복귀 당시 함께 탈당한 이찬열 의원을 제외하고는 처음이다.
김종인 전 대표의 탈당 때에도 한 명도 움직이지 않았던 비주류 의원들은 경선이 끝나자 향후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경선 과정에서 일부 네거티브 공방으로 갈등이 깊어졌고, 여기에 문 후보가 문자폭탄과 18원 후원금을 '양념' 발언에 비유하며 "상처에 소금을 뿌렸다"(박영선 의원)는 비난이 쏟아졌다.
당 안팎에서는 일부 다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추가 탈당 가능성도 조금씩 나오는 상황이다. 민주당 의원들과 친분이 두터운 국민의당 모 의원은 "탈당을 준비하고 있는 의원들이 많이 있다. 적당한 때와 방식을 찾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종인 전 대표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문재인 후보를 비판한 것도 당 입장에서는 뼈아픈 부분이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출마 회견에서 문 후보를 겨냥해 "국정운영은 '쓰리디 프린터'를 '삼디 프린터'라고 읽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국정 책임자에게 무능은 최악"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 의원의 탈당과 김 전 대표의 대선출마 선언이 단기간에 추가 탈당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현재로서는 지배적이다. 이 의원의 경우 특정 후보의 경선 캠프에서 뛰지 않아 운신의 폭이 자유로웠지만 캠프에 몸담은 다른 비주류 의원들이 당의 화합을 깨고 나가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을 도운 모 의원은 "경선 캠프에 몸 담은 사람들은 경선에서 졌다고 탈당을 한다는 것은 해당 후보를 욕보이는 것 아니겠느냐"며 "추가 탈당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급등해 문 후보와의 다자구도 속 양자대결이 성사됐을 때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한 비주류의 다선 의원은 "상황을 지켜보지 않겠느냐.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을 지켜 보게 될 것 같다"면서 "안철수가 의미있는 대항세력으로 떠오르면 움직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