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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늘의논평/사설/시론

    [오늘의 논평] 국가비전은 뒷전인 대선전

    (사진=자료사진)
    역대 대선은 51대 49의 싸움이다. 진보와 보수 양 진영으로 나뉘어 피터지게 싸우기 때문이다. 늘 열세였던 진보 쪽에선 보수 후보와 양자구도를 만들어야 승부가 가능했다. 2002년의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 2012년의 문재인-안철수 후보 단일화가 대표적이다. 양자구도를 만들지 못하면 하나마나한 게임이다. 그래서 대선은 언제나 양자냐 다자냐의 구도싸움이기도 했다.

    이번 대선도 마찬가지다. 박근혜 국정농단의 여파로 운동장이 과거와 정반대 쪽으로 기울어진게 다른 점이다. 출발선에서 5자로 짜여진 대결구도가 어떻게 재편되느냐가 관건이다.

    대선 34일을 앞둔 시점에서 구도는 문재인 대세론 속에 안철수 후보가 추격하는 양상이다. 두 차례 정도 고비가 있겠지만 구도가 당장 크게 바뀔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이른바 비문연대는 각 후보들이 완주 의사를 굳히면서 사실상 더 어려워졌다. 무엇보다 안철수 후보가 인위적인 연대에 선을 분명히 긋고 있다.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의 이탈 우려 때문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안철수 후보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구도싸움도 치열하다. 5자 구도로 가느냐 양자구도로의 재편이냐를 둘러싼 싸움이다.

    문재인 후보 측은 안철수 후보와의 양자구도는 '정권연장을 꾀하는 적폐 연대'라며 단일화를 경계하고 있고, 안 후보는 다자구도 속 양자구도라는 얼개 짜기에 다걸기를 하고 있다.

    구도싸움은 문재인 후보가 지지율 40%를 돌파하지 못하고 안철수 후보가 30%대를 치고 올라간다면 더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 후보 단일화도 아직 살아있는 카드다.

    번번이 봐왔지만 이번의 대선 구도싸움은 왠지 허망하다. 복잡할 수록 국가의 미래비전은 뒷전이기 때문이다. 게임이라면 재미있을지 몰라도 나라의 미래를 담보하기에는 위험하기 짝이 없다.

    문재인 후보는 민주당 경선과정에서 내건 '적폐청산' 구호 이외에 집권 후 어떻게 국가를 경영할 것인지 딱히 와닿는 비전을 제시한 기억이 없다. 안희정 지사가 화두를 던진 '대연정'도 집권하면 부닥쳐야할 현실적인 문제다. 대연정까지는 아니더라도 지금의 4당 체제에서는 어떤 개혁정책도 단독으로 추진할 수 없는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고뇌했던 지난 2005년에는 국회선진화법도 없었다. 좋든 싫든 연대와 통합을 얘기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지금은 쑥 들어간 개헌문제도 마찬가지다. 수명을 다했음에도 연장하게 된 질곡의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대답도 필요하다.

    (사진=윤창원 기자)
    안철수 후보는, 자신은 이른바 '간철수'에서 '강철수'로 거듭나는데 성공하긴 했지만 국가비전은 더 깜깜이다. 그의 집권 의지는 문재인 후보에 대한 비토로만 비쳐진다. "문재인의 시간이 갔다"거나 "무능한 상속자"라고 비판하는 것으로는 설득력이 없다. 안철수만 보이는 호남 편중의 39석으로 국정운영이 가능할지도 근본적인 의문이다. 안으로는 인재풀도 빈약하고 국정경험도 없다.

    대통령 선거전은 최소한 5년간의 국가적 의제를 다루는 담론의 장이다.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 '청년실신(청년실업+신용불량)'이라는 청소년들의 절규는 어떻게 할 것이며, 갈수록 벌어지는 양극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실업률, 가계부채 등은 또 어떻게할 것인가. 박근혜 정권이 국정을 농단하느라 방치한 현안들에 대해 두 후보가 해법을 제시했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

    구도싸움만 하기에는 큰 난제들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 더욱이 한달 뒤의 차기 정권은 인수기간도 없이 바로 출범해야 한다. 정치공학적 계산을 하기보다는 깊은 고뇌로 국가 비전을 내놓는 것이 갈 곳 잃은 중도 보수층의 표심을 움직이는 지름길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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