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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총각 울리는 새터민결혼업체 "맞선 1회에 5만원"

사건/사고

    노총각 울리는 새터민결혼업체 "맞선 1회에 5만원"

    알바 탈북여성 고용해 맞선 장소 내보내는 얌체 업체 득실

    새터민 교육을 받고 있는 하나원 탈북 여성들 (사진=자료사진)

     

    결혼을 위해 새터민결혼정보업체까지 찾았지만 일당만 챙겨가는 '아르바이트(알바)' 새터민에 두 번 눈물 흘린 노총각들이 많다. 이들은 고소를 준비해도 입증이 어려워 제대로 된 도움조차 받기 힘든 실정이다.

    ◇ 업체 10곳 중 4곳, 사실상 '알바' 모집

    서울에서 노부모를 모시고 사는 40대 남성 A 씨는 맞선뒤 상대 여성으로 부터 '좋은 여자 만나시구요…'라는 문자를 받고 말문이 막혔다. 상대 여성이 값비싼 음식까지 먹고는 돌아가는 택시 안에서 A 씨에게 갑자기 '퇴짜' 문자를 보내온 것.

    A 씨는 이 여성을 지난달 초, 경기도의 한 새터민결혼정보업체를 통해 만났다. 6번 만남에 회원비 250만원의 고가였지만, 40살 넘은 노총각이 기댈 곳은 여기뿐이라는 생각으로 가입했다.

    하지만 탈북여성들의 마음을 얻는 일도 녹록치 않았다. 1회 만남은 절대 90분을 넘기지 않았고 맞선 당시에는 분위기가 좋았지만 모두 만남 직후 퇴짜를 놨다. A 씨는 "하나같이 '선수' 같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피해자는 A 씨뿐만이 아니었다. 다른 업체를 이용한 남성들도 인터넷카페를 통해 '결혼 생각 없어도 일당 5만원을 받기 위해 자리에 나오는 탈북여성들을 많이 봤다'고 전했다. 이런 식으로 하루에 4~5번의 만남을 갖는 탈북여성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상에서도 새터민결혼업체를 이용한 사람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었다.

     

    실제 CBS노컷뉴스가 전국에 있는 새터민결혼정보업체들 중 10곳을 임의로 골라 연락해 보니 4곳에서 사실상 '알바 새터민'을 모집하고 있었다. 결혼 생각이 없어도 일당을 줄 테니 가입하라는 식이었다.

    정확한 일당을 묻는 취재진에게 서울의 한 새터민결혼정보업체 관계자는 "일단 얼굴을 보고 얘기하자"면서 다음날 바로 약속을 잡았다. "다른 데서는 어떤 식으로 하느냐"며 취재진에게 오히려 되묻기도 했다.

    부산의 한 새터민결혼정보업체 관계자는 "교통비 명목으로 만남 당 5만원씩 줄 테니 나오라"고 꼬드겼다. 여성도 회원비를 내야 가입할 수 있는 국내 주요 결혼정보업체들과는 대조됐다.

    ◇ 피해 당해도 입증 힘들어 '끙끙'

    하지만 설상가상으로 이들 업체에 대한 고소도 쉽지 않은 상황이서 A 씨 같은 노총각들은 또다시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새터민결혼정보업체가 정말 알바를 고용했는지를 입증할 길이 없어 법적 지원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A 씨와 비슷한 피해를 입어 경찰서에 진정서를 제출했지만 반려된 노총각들이 많았다. 물증이 없으면 입건조차 되기 어렵고, 오히려 역고소를 당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서울 일선서 보안과의 한 경찰은 "최근 새터민결혼업체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A 씨와 같은 피해사례가 종종 발생한다"면서 "다만, 이들은 대개 현금으로 직접 거래하기 때문에 알바여부 입증이 어려워 표면상 드러나지 않는다"고 전했다.

    건국대 경찰학과 이웅혁 교수는 "일선 경찰서에선 인력 등 물리적인 한계 때문에 늘 입증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면서 "본청 차원에서 업체 압수수색을 포함, 기획수사를 벌여 증거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한상희 교수 역시 "새터민결혼정보업체의 위와 같은 행태가 입증만 된다면 사기죄가 충분히 성립될 수 있다"면서 본청 차원에서의 기획수사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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