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주한일본대사의 귀임에도 불구하고 소녀상 문제를 둘러싼 한일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12.28 위안부 합의는 대선 이후에도 가장 뜨거운 외교 현안이 될 전망이다.
5개 원내정당 소속 대선 후보들은 이미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파기 또는 재협상 입장을 밝혔다.
85일만에 한국에 돌아온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대사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면담 계획을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에 우리 정부가 퇴짜를 놓은 것도 양국의 냉랭한 기류를 잘 보여준다.
문제는 일본 역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강경 입장인데다, 재협상 요구에 따른 외교적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나가미네 대사는 귀임 일성으로 "아베 총리와 기시다 외무상으로부터 받은 지시에 따라 즉시라도 황교안 권한대행 등 주요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한일 합의의 실시에 대해 강력하게 요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일본 측은 위안부 합의가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합의'라는 점을 강조하며 국제 여론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한국이 떼를 쓰고 있다는 식으로 접근할 것이란 예상이다.
특히 우리로선 한미일 안보 3각구도를 추진하는 미국의 압박에도 직면할 수 있다. 미국은 위안부 문제가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등 한일간 연결고리를 약화시킬 것으로 보고 어떤 이유로든 재론되는 것을 원치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정들을 감안할 때, '외교 협약을 어겼다'는 일본의 논리를 깨기 위해서는 과정 및 절차상의 문제를 제기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위안부 협상 전반을 철저히 점검해 문제점을 찾아내고 국민들에 내보임으로써 공론화하는 작업이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청와대가 톱다운 형식으로 무리하게 밀어붙인 것이 있다면 그 과정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일본 등 다른 나라를 설득할 지렛대도 얻을 수 있고 국민도 자연스럽게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수 코리아연구원장은 "아베 일본 총리가 '최종적이자 불가역적 합의'라는 점을 강조한다면 우리로선 피해자들의 의견이 고려되지 않은 합의란 점을 강조하고 나설 수 있다"면서 "협상 과정에서 여러가지 의혹이 있는 만큼 절차적인 문제를 지적하지 않으면 아베의 덫에 걸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물론 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당시 외교안보라인에 대한 엄중 문책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보수, 진보를 가리지 않고 모든 주요 대선후보들이 반대하고 재협상을 요구하는 지경에 이른데 따른 책임을 누군가 지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양 교수는 "위안부 합의의 내용을 보완하는 식으로 재협상에 나서는 방안 등 여러가지 외교적 대안을 생각하고 이를 한미일 관계의 틀 안에서 현실적 대안으로 도출하는 한편, 국민을 설득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