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판도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간 '양강구도'로 급속히 재편되면서 양측의 네거티브 전쟁에 막이 올랐다.
'네거티브 없는 선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현실론도 있지만 이들의 이전투구가 장기화 될 경우 두 후보에 대한 지지로 돌아선 일부 보수층이나 진보층 등 기존 지지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기며 보수진영에 어부지리를 얻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사진=자료사진)
◇ 文측 "차떼기 동원 의혹, 포스코 사외이사 때 낙하산 방치 의혹도 밝히라"문재인 후보 측은 안철수 후보가 지난달 24일 전북 전주에서 열린 '천년의 숲 포럼'에서 조직폭력배와 사진을 찍었다는 의혹에 대해 강하게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문 후보 측 박광온 공보단장은 6일 "안철수 후보는 '차떼기' 동원의 실상을 밝히라"며 "조폭과도 손잡는 게 안 후보의 미래인가"라고 비판했다.
박 단장은 이어 "선관위는 최근 호남 경선 당시 선거인단을 렌터카로 '차떼기' 동원한 혐의로 국민의당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며 "이 때문에 일각에선 국민의당이 선거인단 '차떼기' 동원을 위해 조폭의 손을 빌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문 후보 측 유은혜 수석대변인도 "안 후보는 호남 경선 선거인단 차떼기 동원 의혹에 대해 정면으로 부인했지만 언론보도에 따르면 안 후보와 기념사진을 찍어 SNS에 자랑스럽게 올린 6명은 전주의 유명 폭력조직 소속으로 이중 4명은 경찰의 관리대상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거짓말로 덮고 넘어가기엔 사안이 너무 중하다"고 안 후보의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문 후보 측 핵심인사로 꼽히는 박범계 의원도 기자회견을 열고 "안 후보가 포스코 사외이사 시절 낙하산 회장 선임과 부실기업 방만 인수를 전혀 막지 못했다"고 공격하고 나선 상태다.
◇安측 "盧사돈 음주사고 몰랐으면 무능력, 알았으면 직무유기"안철수 후보 측은 문재인 후보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사돈의 음주사고를 은폐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십자포화를 쏟아냈다.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문재인 후보가 당시 사건보고를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가 핵심인데 문 후보는 '당시에는 사건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해명하고 있다"며 "김기춘‧우병우‧황교안에 이어 문 후보에게 묻는다. 몰랐다면 무능력한 것이고 알았다면 직무유기"라고 문 후보를 정조준 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 사돈 음주사고를) 몰랐다고 버틸 것이 아니라 당시 민정수석으로서 무능력함을 국민 앞에 사고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장진영 국민의당 대변인도 "노무현 정권 2개월 만에 발생한 (노 전 대통령 사돈의) 음주뺑소니 사고를 이호철 민정비서관은 알고 민정수석은 몰랐다는 문 후보의 답변은 의혹해소는커녕 의혹을 키우는 답변"이라며 "문 후보의 적극적인 해명을 기다린다"고 촉구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사진=자료사진)
◇ 자유한국당 "보수진영 결집효과"…바른정당 "양측 지지율 하락 가능성"두 후보 캠프는 검증의 일환이라며 상대에 대한 각종 의혹을 쏟아내고 있지만 양측의 네거티브 전쟁이 계속될 경우 '정권교체'라는 야권의 공통된 과업을 달성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전투구가 장기화될 경우 탄핵 사태를 겪으며 두 후보에게 돌아섰던 보수층이나 전통적인 야권지지층이 이탈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들의 네거티브 전쟁 신호탄에 보수진영은 웃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본인들은 자기네 지지 세력을 나눠먹는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고 보수진영은 결집된다"며 "안철수 후보가 치고 올라가니 문재인 후보 쪽에서는 긴장해서 공격을 하는 것인데 공격을 안 할수도 없고 하면 할수록 서로 손해를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정당 관계자도 "문 후보 쪽에서는 집권전망에 적신호가 들어왔기 때문에 안 후보를 주저앉히려고 사생결단으로 네거티브를 할 것이고 안 후보도 양자대결 구도를 굳히는 전략에 네거티브가 도움이 될 것으로 볼 것"이라며 "네거티브전이 격화되면 양측의 지지율을 조금씩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