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세먼지 후 원인불명의 천식 앓아
- 우리 정부 원인 규명 노력해야
- 중국 정부, 심각성 인식 필요
- 100만이 함께 싸우면 무시 못할 것
- 대선주자 미세먼지 정책도 고려하길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안경재(변호사)
요즘 경기가 참 안 좋죠. 만들어놔도 팔리지 않고 쌓이는 물건들이 그득그득한데. 그런데 없어서 못 파는 게 하나 있습니다. 바로 공기청정기. 그리고 황사마스크입니다. 한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황사마스크가 지난해에 비해서 8배 이상이 팔렸다고 하는데요. 다 이게 미세먼지 때문이죠. 실제로 올해 초미세먼지 특보가 세 달 동안만 85회나 발령됐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 두 배 이상 많은 횟수라는데요. 이대로는 못 살겠다, 한국과 중국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이 처음으로 나왔습니다. 오늘 화제인터뷰 이 소송을 제기한 분. 안경재 변호사 직접 만나보죠.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 안경재>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소장은 이미 제출을 하신 거죠?
◆ 안경재> 네, 제출했습니다. 식목일에 맞춰서 제출했습니다.
◇ 김현정> 소송에는 몇 분이나 참여하셨어요?
◆ 안경재> 소송에는 7명이 참여했습니다.
◇ 김현정> 7명. 보니까 환경단체 최열 대표도 계시고, 주부도 계시고요. 사실은 미세먼지 때문에 힘들어요. 다 힘들죠, 힘들지만. 그래서 뭘 어떻게 하겠나. 그냥 뭐 마스크나 내가 잘 알아서 챙겨쓰고 다녀야지라고 체념하고 살았는데. 어떻게 소송까지 할 생각을 하셨어요?
◆ 안경재> 우리가 민주공화국의 주인 맞죠?
◇ 김현정> 그럼요.
◆ 안경재> 자기 앞마당에 누가 똥을 싸놓으면 치워야 됩니까, 안 치워야 됩니까?
◇ 김현정> (웃음) 그 사람이 치워야죠.
◆ 안경재> 아니, 치우라고 항의라도 해야죠.
◇ 김현정> 항의라도 해야죠.
◆ 안경재> 일단 내가 치우고 구상권을 행사하든. 그렇죠? 그건 아주 당연한 겁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누가 지금 우리 앞마당에 미세먼지를 뿌려놓고 있는데.
◆ 안경재> (웃음) 미세먼지 똥을 잔뜩 싸놨습니다.
◇ 김현정> 잔뜩 싸놓고 있는데 항의조차 못하고 있는 이 상황이 너무 답답해서?
◆ 안경재> 그렇죠.
◇ 김현정> 개인적인 계기도 좀 있으시다면서요?
◆ 안경재> 제가 춘천에 있는 봉의산 뛰어올라가기를 아주 좋아하는 변호사입니다. 그래서 춘천에 있는 마라토너인 중학교 선생님하고 내기를 했어요, 빨리 뛰어올라가기로. 근데 자신이 없잖아요. 그래서 한번 연습을 삼아 뛰었습니다. 뛰어봤는데 제가 4분 48초 나왔어요, (일반인인데) 잘 뛰었죠?
◇ 김현정> 잘하셨네요.
◆ 안경재> 제가 얼마나 열심히 뛰었겠어요. 그러고 나니까 숨이 차겠죠?
◇ 김현정> 그렇겠죠.
◆ 안경재> 그때부터 천식(을 앓게 됐는데), 천식인지 몰랐어요, 그때는. 그런데 그때부터 숨이 계속 이상하더라고요.
◇ 김현정> 아니, 그러니까 어렸을 적부터 천식을 앓던 분이 아닌데.
◆ 안경재> 그럴 리가 없죠. 봉의산을 4분 48초에 뛰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습니까?
◇ 김현정> 굉장히 잘 뛰신 건데.
◆ 안경재> 그렇죠. 그런 제가 무슨 천식이 있었겠습니까? 있을 리가 없죠. 그런데 그러고서 일주일 이상 계속 이상해서 이제 이건 아니다 싶어서 나중에 병원 가서 진단서를 떼보니까 ‘원인불명의 천식’ 증상이 있다 이렇게 나왔습니다.
◇ 김현정> 원인불명의 천식이 갑자기 생겼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원인은 그때 그 열심히 뛴 것. 그리고 요즘 숨쉬고 다니는 것 이거밖에 없구나 생각을 하신 거예요?
◆ 안경재> 네, 숨쉰 죄밖에 없습니다.
◇ 김현정> 굉장히 힘드실 정도로 천식을 지금 앓고 계신 거예요?
◆ 안경재> 그래서 한 일주일 고생했는데 이제 조금 나아지기는 하는데요. 지금도 제 목소리가 약간 잠기지 않았나요?
◇ 김현정> 약간 지금 잠기셨네요. 저도 목소리가 잠겼는데 우리가 피차 그렇습니다. 상황이 지금 이렇습니다.
◆ 안경재> 그리고 저희 아버지가 일흔여덟이신데 평생 입원한 적이 없으셨는데 3월부터 아프시다가 입원을 하셔서, 제가 그것도 나중에 보니까 호흡기내과더라고요. 제가 보기에는 저희 아버지도 원고로 넣어야 되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지금 노약자들한테 더 치명적인 게 이 초미세먼지 아니겠습니까. 알겠습니다. 그런 이유로 내가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 나서셨어요. 소송까지 하셨어요. 그런데 이 소송이 쉽지 않아 보이는 이유가 뭐냐면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 몸이 아픈 거, 목이 잠기기도 하고 천식에 걸리기도 하고 여러 가지 호흡기질환 앓는 것의 이유가, 두통 앓는 것의 이유가 미세먼지 때문이다라는 걸 어떻게 규명해야 되느냐. 이 부분이 문제 아니겠습니까?
◆ 안경재> 제가 보기에는 이미 저희가 이긴 것 같은데요?
◇ 김현정> 이미 이긴 것 같다고요?
◆ 안경재> 네. 이 소송에 저희가 청구금액을 300만 원 했고, 300만 원을 전액 기부하는 걸 조건으로 저희가 원고를 보고 있는데요. 저희가 이 300만 원을 보고 소송하겠습니까? 아니잖아요. 저희에게는 이걸 이슈화시켜서 첫 번째 대한민국 정부가 원인을 자세히 규명하도록 노력한다, 이러면 벌써 반은 성공한 거고요. 두 번째, 중국 정부. 중국 정부도 이 심각성에 대해서 인식한다. 그러면 그것도 성공한 거 아닐까요?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 제가 들으면서 여러분 그럼 도대체 피고가 누구냐 이게 궁금하셨을 텐데 피고가 중국 정부 하나, 우리 정부 하나. 두 정부가 피고가 되는 거군요, 이 소송이. 아니, 그런데 중국 같은 경우는 말입니다. 사실은 지금 이게 진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건지 모르겠는 게 한마디 항의조차 우리가 못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분명히 중국에서 날아오는 것만은 분명한데, 대부분이. 현실적으로 뭐라고 하지를 못해요. 공기니까, 공기를 어떻게 일부러 보낸 것도 아니고 일부러 한국 쪽을 향해서 쏴버린 것도 아닌데 고의적인 게 아닌데 이거 한마디 항의도 못하고 있는 상황어서 법적 책임까지 물을 수 있을 것인가 좀 회의적이거든요, 현실적으로?
◆ 안경재> 있죠. (중국은 국제 사회 일원으로서 오염 물질을 허용 가능한 범위 내에서 관리해야할 의무를 위반했고) 국가상대로 소송은 당연히 (할 수 있는) 거고요. 다른 나라 국가를 상대로도 지금 책임을 묻는 건 국제법상 인정되는 것이고 그다음에 중국이 만약에 전혀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의제자백이라는 걸로 300만 원이 인정되는 겁니다.
◇ 김현정> 의제자백이 뭡니까?
◆ 안경재> 저희가 주장을 했는데 상대방이 다투지 않았을 땐, 인정하는 것으로 보는 그런 걸 의제자백이라고 합니다.
◇ 김현정> 아무 말도 안 하면 인정하는 것으로 본다?
◆ 안경재> 실질적으로 현재도 중국 정부가 반응을 했다고 하는데 반응했다는 자체가 벌써 성공 아닙니까?
◇ 김현정> 반응을 어떻게 했다고 합니까?
◆ 안경재> 제가 미세먼지 대책카페가 있더라고요. 거기 한 4만 5000분이 있는데요. 거기 보니까 (공식적 반응은 아니지만) 중국 정부가 부인했다라고, 반응했다고 나오는 (중국의 보도) 얘기가 있어요. 그리고 그 미세먼지 대책카페에 지금 멤버가 한 4만 명, 4만 5000명 정도 되는데요. 만약에 그 카페에 우리나라 국민이 한 100만 명 정도 들어왔다고 칩시다. 100만 명 들어왔는데 거기에서 난리가 났다고 쳐요. 그럼 중국 정부가 이걸 무시할 수 있을까요?
◇ 김현정> 그런 말씀이시군요.
◆ 안경재> (그렇게 되면) 우리 대선후보들도 미세먼지 대책을 대선정책에 넣을까요, 안 넣을까요?
◇ 김현정> 그러네요.
◆ 안경재> 그러면 중국 정부는 반응하게 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우리 개개인이 지금 마스크 쓰고 공기청정기 놓고 기침하면서도 아무말 못 하고 이거 받아들여야지가 아니라, 우리가 힘을 모아서 소송을 한다든지 카페 만들어서 운동을 한다든지 대선후보에게 요구한다든지 이렇게 힘을 모으면 분명히 중국도 뭔가 반응할 수밖에는 없는 상황이 될 거다?
◆ 안경재> 안 할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중국은 대한민국을 우습게 보니까요. 그럴 때 는 또 방법이 있습니다. 그게 대한민국만의 문제일까요, 중국에서 오염물질이 발생하면? 지구는 하나의 집입니다. 그러니 일본은 괜찮을까요? 중국 정부가 전 세계를 상대로 과연 그럴 수 있을까요? 저희는 반응이 없다면 영어로 번역해서 전 세계 대사관에 돌릴 생각인데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행동하는 지성이시네요. (웃음)
◆ 안경재> (웃음) 그게 아니라, 그냥 철이 없어서 그러는 거죠.
◇ 김현정> (웃음) 철없이 행동하는 그게 좋습니다. 다들 철이 너무 들어가지고 지금 가만히 있는 거거든요. 자, 아무튼 그렇게 해서 미세먼지 뭐라도 해 보자 소송 걸었습니다. 7명이 참여하셨습니다. 7명 아까 전에 환경단체 최열 대표, 주부 또 어떤 분들 계시죠?
◆ 안경재> 전 농림부 장관이 계신데. 아마 최열 대표님 지인 분이신 것 같고요.
◇ 김현정> 김성훈 전 농림부장관님이신가요, 혹시?
◆ 안경재> 예. 그리고 하다 보니까 저한테 이제 SNS를 통해서 저한테 연락오신 분이 있어서 이렇게 했는데 저희가 인원을 좀 늘려야 될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러면 지금은 7명으로 시작을 하지만 소송에 함께 참여하고 싶다라는 분들이 많아지면 혹시 2차, 3차 소송으로까지 좀 이어갈 생각 있으십니까?
◆ 안경재> 네, 그런데 2차, 3차 하면 많이 복잡하니까요. 그냥 취하하고 소장 하나만 내려고 하는데요.
◇ 김현정> 4월 5일에 낸 거 일단 다시 접고?
◆ 안경재> 예. 다시 낼 생각인데 인원은 한 35명에서 100명 사이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 김현정> 그 정도로 상징적으로 한번 내는 건 어떨까 고민하고 계시는?
◆ 안경재> 예, 그래서 합의부 사건을 좀 만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들으시는 분들이 끄덕끄덕하면서 들으셨을 것 같아요. 소송에서 이기고 지는 문제를 떠나서 정말 미세먼지에 대해서 우리 정부도 중국 정부도 심각하게 생각하고 대책 마련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안경재>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미세먼지에 대한 우리 정부와 중국 정부에 대한 소송이 처음으로 제기됐습니다. 안경재 변호사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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