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사진=자료사진)
참여정부에서 통일부 장관 등을 지낸 이종석 전 장관은 1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칼빈슨호의 한반도행이 한반도 정세를 저강도 위기에서 고강도 위기로 끌어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전 장관은 이날 북핵과 사드 문제로 국내 긴장이 높아지긴 했지만 미국 항공모함이 한반도에 출동할 정도의 상황은 아니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는 만약 칼빈슨호의 이동이 북핵 실험에 대비해 군사적 시위를 하기 위한 것이라면 "북한이 핵실험을 했을 경우 미국이 아무런 조치 없이 물러서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자칫하면 굉장히 위험한 외통수 상황을 자초하는 것이 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칼빈슨호가 북핵 문제를 잘 풀어보도록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서라면 그것 역시 너무나 값 비싸고 무모한 메시지"라면서 "중국이 이런 시위에 대해서 메시지라고 생각하고 움직일 나라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 전 장관은 대북 선제타격 대해서는 "한반도에서 위기가 고조되고 전쟁이 나면 그것이 어느 정도의 재앙이냐 하는 것에 대해서 많은 미국 사람들이 알고 있다"며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하면서도, "트럼프 정부에서 북한 문제를 담당하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정확히 모르는 상황에서 북한과의 대화 노력 없이 강경하게 나오는 상황은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는 한국민의 생활터전이고 생존공간이므로 미국이 한국민의 동의 없이 (선제타격)해서는 안된다"면서 "한국 정부 또는 조야에서 절대 선제타격은 안된다는 입장을 (미국에) 강력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이 선거국면으로 취약기이기 때문에 미국은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새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기다려줘야 된다"면서 "(선제타격)은 주권침해 문제가 나올 수 있어서 트럼프 정부는 조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반드시 차기 한국 정부와 협의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이런 식으로 만약에 밀어붙이면 이거는 '(한국이) 한반도 문제의 협의 파트너가 아니다'라고 미국이 생각한다고 (한국민들이) 오해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그는 현 정부의 위기 관리 능력에 대한 질문에는 "미국에 이렇게 밀어붙이는 것에 대해 지금까지 거의 맞장구만 쳐왔는데, (미국이) 더 강하게 나왔을 때 과연 제대로 얘기할 수 있을까"라며 우려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