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015년 당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으로부터 인사를 추천받지 말라는 말을 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김종덕(60)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순실(61) 씨에 대한 뇌물 혐의 2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전 장관은 지난 2015년 1월 청와대 별관에서 김종 전 문체부 차관과 함께 박 전 대통령을 30분 넘게 면담하는 자리에서 이같은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김무성 대표의 추천을 받아 태권도진흥협회 회장을 임명한 것에 박 전 대통령이 언짢아하면서 정치인으로부터 추천을 받지 말라고 이야기했느냐'는 박영수 특별검사팀 측의 질문에 김 전 장관은 "정치인의 추천을 조심하라는 취지였다"고 대답했다.
특검 측은 이어 '대통령 면담 때 (박 전 대통령이) 최 씨의 딸 정유라 씨의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 문제를 제기한 안민석 의원을 거론하면서 체육단체장을 선정할 때 안민석 같은 사람에게 추천을 받지 말라고 한 것이 맞느냐'고 물었다.
김 전 장관은 "그렇다"며 "안민석이 추천하는 것은 그렇게 하지 말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대통령이 김무성 대표의 추천권은 조심스레 언급했는데 안민석 의원의 추천권은 좋지 않게 생각하고 언짢아했느냐'는 특검 측의 질문에 대해서도 "그렇다"고 답했다.
김 전 장관은 또 '박 전 대통령이 정 씨를 언급하며 운동을 열심히 한 학생을 정책적으로 잘 키워야 한다'고 진술한 김 전 차관과 달리 "그런 말을 들은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차관이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박 전 대통령이 정 씨를 언급한 말을 들은 기억이 없다"고 덧붙였다.
오후 2시부터는 노태강(57) 전 문체부 국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노 전 국장은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승마계 비리 감사 지시를 받은 뒤 최 씨 측에 유리하지 않게 보고를 올려 좌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함께 증인으로 신청된 유진룡(61) 전 문체부 장관은 "강의 일정이 겹치고 최 씨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며 지난 10일 재판부에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