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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성애 컨셉 화보 찍은 휠라코리아 "재발방지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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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아성애 컨셉 화보 찍은 휠라코리아 "재발방지 노력"

    논란 되자 게시물 삭제 후 공식사과

    '소아성애 컨셉'이라는 지적이 나왔던 휠라코리아X로타의 화보

     

    스포츠웨어 브랜드 휠라코리아가 소아성애 컨셉으로 찍은 화보를 공개했다가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고 뒤늦게 사과했다.

    휠라코리아는 지난 2015년 3월 공식 블로그에 젤라또 스트로베리라는 컨셉 하에 운동화 화보를 올렸다. 이 화보는 지난 9일을 기점으로 SNS 상에서 회자됐다.

    해당 화보에서 여성 모델은 속옷이 보일 정도로 짧은 핫팬츠를 입고 아이스크림 모형을 끌어안고 있거나, 자신의 체구보다 작은 쇼파에서 아슬아슬하게 포즈를 취하며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었다.

    또한 배와 다리의 맨살이 드러난 옷을 입고 운동화를 들고 있거나, 허벅지에 운동화 스티커를 붙이는 모습 등 다분히 관음적인 시선으로 찍힌 컷도 상당수였다.

    ◇ 휠라코리아X로타의 합작 화보, 무엇이 문제일까

    이는 2015년 3월 로리타 컨셉으로 유명한 사진작가 로타와 작업한 결과다. 로타는 소위 '미소녀', '로리타' 컨셉으로 유명한 작가다.

    누구도 해칠 것 같지 않은 무해한 얼굴을 한 소녀가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멍한 표정을 짓는 것은 로타 사진을 대표하는 시그니처다. 세일러복, 부르마 등 주로 일본의 여학생들을 연상시키는 옷을 입히는 것도 로타 사진의 특징이다.

    설리, 구하라, 도희, 스텔라, 우주소녀, 다이아 등 유명 연예인들과 진행한 작업에서도 성인이 아닌 덜 자란 '소녀'를 강조한 특유의 컨셉은 유지된다.

    건국대학교 몸문화연구소의 윤김지영 교수는 10일 '휠라×로타 콜라보의 의미-여성의 두 발을 묶어버리게 된 운동화'란 글을 통해 이번 화보가 이제 운동화마저도 여성의 두 발을 묶는 포박장치가 되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윤김 교수는 "하얀 생크림이 담뿍 올라와있는 아이스크림 기둥을 다리 사이에 끼워넣은 무해한 소녀는 기꺼이 남성의 욕망-그릇이 되고자하는 이로 그려진다. 운동화가 이러한 순응성을 저해하지않는 요소로 그려지는 것은 이것이 남근적 욕망질서에 안착하고 뿌리내리도록 여성 발목을 옥죄는 쇠사슬로 기능할 수 있음을 암시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엉덩이와 다리를 한껏 들어올려 불편하기 짝이 없는 저 포즈는 플레이보이 잡지 등에서 주로 취해지던 것으로 모델 발에 하이힐이 신겨져 있었다면 이제 로타에 의해 운동화가 신겨지게 되었다. 하이힐이 도맡았던 페티시즘의 코드를 이제 운동화로 대체해 버리고자 하는 의도 또한 엿보인다"고 꼬집었다.

    윤김 교수는 "뽀얀 살결이 드러나는 핫팬츠를 입은 여성의 엉덩이 위에 놓여있는 운동화는 여성을 위한 것이 아니다. 이것은 여성 신체를 언제든 가뿐히 즈려밟을 수 있고 으깨버릴 수 있는 남성들을 위한 것임을 드러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휠라와 로타 콜라보 화보는 오직 남성만이 욕망하는 자임을, 여성은 남성 욕망에 예스만을 외치는 무해한 순응자로서만 존재해야 함을, 그것이 유일한 욕망의 법으로 각인해 내길 강제한다. 이러한 욕망 구조에서 아름다움과 자기애, 나아가 자유까지 획득할 수 있다는 환상을 다시 한번 강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 "의미 해석에 세심한 주의 기울이지 못했다" 안이한 사과

    해당 화보는 삽시간에 SNS를 통해 퍼졌고, 비판 여론이 들끓자 휠라코리아는 블로그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하루 뒤인 10일에는 공식 트위터에 글을 올려 사과의 뜻을 전했다.

    휠라코리아는 "고객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 드린다. 지난 2015년 3월 슈즈 SNS 홍보용으로 촬영, 게시되었던 이미지로 고객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데 대해 깊은 사죄의 말씀 드린다"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제기된 해당 이미지 컨셉의 부적절성에 대한 고객 여러분의 지적에 따라, 당사는 즉시 해당 이미지를 비공개로 전환하고 삭제 조치했다"고 전했다.

    휠라코리아는 "해당 이미지의 의미 해석에 대해 미처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 드리며, 이번 일로 상처를 입으신 모든 분들께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며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만전을 기할 것을 약속 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불쾌하고 불편한 것에 대한 정당한 문제제기를 '상처받은 분께 죄송하다'는 식으로 대응한 점이 아쉽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편, 해당 화보를 찍은 모델 하늘 역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는 "15년도 당시에는 저도 네티즌도 그쪽 문제의 심각함을 인지하지 못했다. 저는 직업모델이어서 페이를 받고 진행했던 촬영이었다"며 "지금은 심각함을 인지하고 해당 작가 분과 촬영은 16년도 3월 이후로 진행한 적 없다. 이후 저도 많이 공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늘은 "제 사진을 보시고 상처 입으시거나 한번이라도 눈살을 찌푸리신 분들이 계시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제 거론으로 논란이 될까봐 그동안 아무 말도 안 하고 있었다. 정말 죄송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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