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력 집중해놓고 "직권남용 아니다" 결론윤갑근팀 수사 개입 의혹 등은 오리무중
(사진=이한형 기자)
검찰이 화력을 집중했던 우병우 전 민정수석비서관의 '세월호 수사 외압 의혹 사건'에 대해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리면서 '빈수레만 요란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검찰이 해당 사건에 힘을 쏟으면서 우 전 수석이 검찰 수뇌부와 잦은 통화를 하면서 '우병우-이석수(전 특별감찰관) 수사'에 영향력을 행사한 의혹은 뒷전으로 밀렸다.
또 최순실 씨가 우 전 수석에게 스토츠토토 관계자에 대한 뒷조사를 요구했다는 의혹은 수사가 초기단계에서 멈췄다.
11일 사정당국 등에 따르면,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지검장)가 법원에 청구한 우 전 수석의 구속영장에서 세월호 외압 수사 의혹을 제외한 것은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11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우 전 수석은 지난 20014년 6월5일 광주지검 세월호 전담 수사팀에 전화를 걸어 "해경 상황실 전산 서버에 대한 압수색이 꼭 필요하느냐"며 영향력을 미치려했지만, 결국 같은 날 수사팀은 새로운 영장을 발부받아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특수본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권리행사 방해가 없었기 때문에 처벌할수 없다"고 설명했다.
특수본은 특검에서 다루지 못한 세월호 수사 외압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변찬우 변호사(당시 광주지검장)와 윤대진 부산지검 2차장 검사(당시 광주지검 형사2부장)를 참고인으로 불러 진술을 받으며 나름 수사를 진척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검찰이 내놓은 결과는 "애초 불필요한데 힘을 쏟았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기대와는 사뭇 다른 것이다.
세월호 수사 외압 의혹이 나오기 전부터 해경 상황실 서버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진 사실은 만천하에 공개됐던 사항이었다.
검찰이 내린 지금의 결론은 굳이 전.현직 광주지검 관계자를 불러 조사하지 않더라도 쉽게 다다를수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법조계 안팎에선 처음부터 특수본의 수사가 형식적인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한 판사 출신 변호사는 "검찰이 우 전 수석에 대해 영장을 청구하지 않을 수 없어 마지못해 한 것 같다"며 "'제 식구 감싸기' 때문인지 적극적으로 수사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검찰은 세월호 외압 의혹 수사에 공을 들이면서 다른 핵심적인 사건은 제대로 수사 하지 않았다.
특검 수사를 통해, 우 전 수석이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를 전후해 김수남 검찰총장과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 등과 빈번하게 통화한 사실이 밝혀졌지만 이 사건에 대해 검찰은 손을 놓다시피했다.
또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 대구고검장)이 우 전 수석 뿐아니라 수사를 의뢰한 이 전 특별감찰관에 대해서도 수사하는 과정에 우 전 수석이 개입한 흔적이 뚜렷하지만 이 역시 수사대상에서 비켜갔다.
이뿐만이 아니다. 검찰은 우 전 수석이 최 씨의 스포츠토토 이권을 돕기 위해 민간인 사찰을 요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매듭짓지 않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이 특검의 수사기록을 넘겨 받고 50여 명을 불러 보강수사를 했다고 했지만, 그 성과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첫 번째 관문은 우 전 수석에 대한 영장심사이고, 두번째는 유무죄를 다투는 법정이 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