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동료’에서 ‘은인’으로, 정태욱-이상민의 특별한 동행



축구

    ‘동료’에서 ‘은인’으로, 정태욱-이상민의 특별한 동행

    선의의 경쟁하는 U-20 축구대표팀의 장신 수비수

    20세 이하 축구대표팀의 수비수 정태욱(왼쪽)과 이상민은 든든한 친구이자 생명의 은인이다. 이상민은 지난달 잠비아와 4개국 친선대회 경기 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졌던 정태욱을 빠르게 응급조치해 위급한 상황을 넘겼다. 파주=오해원기자

     

    같은 포지션이자 룸메이트, 여기에 생명의 은인까지… 수비수 정태욱(아주대)과 이상민(숭실대)의 브로맨스가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U-20 축구대표팀의 수비수 정태욱은 지난달 27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잠비아와 2017 아디다스컵 4개국 국제축구대회 2차전에서 후반 35분 상대 선수와 공중볼을 다투다 충돌한 데 이어 그라운드에 다시 한번 충돌하며 의식을 잃었다.

    당시 이상민의 빠른 응급조치가 정태욱을 살렸다. 이상민은 정태욱의 말려들어간 혀를 끄집어 낸 뒤 인공호흡까지 하는 빠른 초동조치로 자칫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었던 동료를 구했다. 덕분에 이상민은 당시 응급조치를 함께 했던 김덕철 주심과 함께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이 사고로 정태욱은 목뼈 미세골절 부상을 당해 6주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신태용 감독은 21명의 U-20 월드컵 출전 명단을 가리기 위한 예비 엔트리 25명에 정태욱을 포함했다. 정태욱은 자신의 U-20 대표팀에 부임한 이래 꾸준히 발탁한 만큼 기량 면에서 확신이 있었을 뿐 아니라 위험한 사고 당시 팀을 하나로 똘똘 뭉치게 했던 ‘화학적 역할’까지 한 만큼 ‘내가 데리고 가야 하는 선수’라고 소집 이유를 밝혔다.

    U-20 월드컵을 40여일 앞두고 다시 만난 두 친구는 경기도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같은 방을 함께 쓴다. 생명의 은인이자 같은 포지션에서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하는 둘의 인연은 좀처럼 뗄래야 뗄 수 없다.

    사실 이 둘의 인연은 오래되지 않았다. 지난해 1월 제주도에서 소집된 U-19 대표팀에서 처음 서로의 존재를 알았다. 하지만 둘은 이상하리만큼 빨리 친해졌다. 그리고 위기의 순간 정태욱을 이상민이 살렸다.

    11일 파주NFC에서 만난 둘은 마치 만화영화 ‘톰과 제리’의 두 주인공처럼 쉴 새 없이 티격태격하는 20대 초반의 모습 딱 그대로였다. 이상민이 “(정)태욱이가 죽을 때까지 고마워해야 한다”고 농을 치자 정태욱은 “이러니까 더 고맙다고 하기 싫다”며 고개를 돌려버렸다. 정태욱은 “내가 고맙다는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라며 멋쩍은 듯 표정으로 배시시 웃는 이상민을 쳐다봤다.

    그라운드 밖에서는 둘도 없는 친구지만 그라운드 안에서는 치열한 생존 경쟁을 해야 하는 적이 되어야 하는 둘의 목표는 하나다. 바로 U-20 월드컵 출전.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