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자료사진/황진환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는 11일 "요즘 제가 '삼디'라고 해서 말이 많은데 '쓰리디'든 '삼디'든 특화 산업 육성하는데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이날 오후 울산 상공회의소에서 울산 발전 구상을 밝힌 뒤 '3D 프린팅은 공약에 넣지 않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쓰리디 프린팅 산업을 울산 특화 산업으로 발전시키는 것은 울산 지역 선대위 정책 공약에 담겨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장에 모인 기자들은 3D 프린팅 산업이 울산 발전 구상에 포함됐냐 여부보다는 사전에 밝힌 공약집에 3D 프린팅 산업이 들어있었던 만큼, 문 후보가 이를 '삼디'로 읽을 지, '쓰리디'로 읽을 지에 더 관심이 더 많았다.
지난달 30일 문 후보는 민주당 경선 토론회에서 4차 산업혁명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3D 프린터'를 '삼디 프린터'라고 말해 4차 산업혁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공격에 시달렸다.
업계에서 통상 '쓰리디'라고 통용되는 만큼 문 후보가 주변 참모들이 준비해 준 원고를 생각없이 읽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도 들었다.
민주당을 탈당한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는 "'3D 프린터'를 '삼디 프린터'라고 읽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국정 책임자에게 무능은 죄악"이라며 비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역시 지난 6일 관훈클럽토론회에서 "누구나 '쓰리디'라고 읽는다"며 문 후보를 압박했다.
그러자 문 후보는 같은 날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가 무슨 홍길동입니까"라며 "'3'을 '삼'이라 읽지 못하고 '쓰리'라고 읽어야 합니까"라고 적으면서 안 후보와 김 전 대표의 비판을 반박하기도 했다.
이날 문 후보가 "쓰리디든 삼디든"이라고 표현한 것은 논란 자체가 불필요하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문 후보는 이날 오전 창원컨벤션센터에서 가계통신비 부담 절감 정책을 발표하면서도 '5G'를 '오지'로 말했다.
발음이 '파이브지'든 '오지'든 '삼디' 논란과 마찬가지로 형식보다는 내용이 중요하다는 것을 재차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4차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고 비판해온 다른 정당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자유한국당 정준길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오지' 하면 인적이 드문 외딴 지역을 떠올린다"며 "'다섯지'라고 읽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비꼬았다.